우유 원윳값 협상, 한달 넘게 지지부진…농식품부 “다음주 합의안 도출 가능”

안광호 기자 2024. 7. 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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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우유 원윳값 인상 폭을 두고 줄다리기 중인 낙농업계와 유업계가 협상 시작 한 달이 넘도록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재에 나선 정부는 “양측이 그간 팽팽한 입장차를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 진전된 안을 내놓고 있다”며 다음주 중 합의안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11일 올해 우유 원윳값 인상 협상을 시작해 전날까지 모두 10차례 소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올해 원윳값은 ℓ당 최대 26원까지 올릴 수 있다. 농식품부는 원윳값 협상에 앞서 지난해 생산비 상승분과 음용유(마시는 우유) 사용량, 사료비 증가분 비중 등을 감안해 인상 폭 범위를 0~60%(ℓ당 0∼26원)로 정했다. 이에 낙농가는 최대치인 26원 인상을 요구해왔다. 낙농가 요구대로 최종 결정되면 원윳값은 다음 달부터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기준으로 현재 ℓ당 1084원에서 최대 ℓ당 1110원으로 오를 수 있다.

반면 유업계는 흰 우유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농식품부는 물가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흰 우유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가성비 좋은 수입산 멸균우유 수요는 늘고 있어 유업계가 동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30일까지 멸균우유 수입량은 2만6699t으로 전년 동기(1만8379t) 대비 45% 늘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낙농업계도 무조건 인상을 요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최근 회의에서 ‘만일 동결로 합의가 될 경우 내년 원윳값 협상 때 올해 동결분을 반영해 인상 폭을 확대해달라’는 의견을 농식품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원윳값 협상은 지난해 도입된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규정에 따라 매년 발생하는 생산비 변동 등을 기준으로 인상 폭을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낙농업계 요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먹거리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원윳값 인상 폭은 최소화돼야 한다”며 “그간 양측의 이견이 컸으나 최근 들어 진전된 안을 서로 내놓고 있어 늦어도 다음주엔 합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우유 원윳값 얼마나 오를까···“26원 인상” vs “동결 또는 최소 인상”
     https://www.khan.co.kr/economy/market-trend/article/202406111505001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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