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부제 운영권 다시 지자체로···2년 만에 다시 부활?
심야택시난 해소 명목 50년 만에 없앤 택시부제
지자체 “상의 없이 없애더니 이제와 방관” 비판
심야택시난 해소를 위해 50년 만에 없어진 택시부제(개인택시 의무휴업)가 2년 만에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자체가 택시부제 운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다시 바꾸기로 했다. 서울시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원희룡 전 장관 시절에 지방정부와 상의 없이 제도를 폐지하더니, 법인택시업계의 민원이 계속되자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겼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토부는 17일 택시부제의 운영·변경·해제 등을 시·군 등 지자체(관할관청)가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국토부 훈령) 일부개정안을 다음 달 5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는 택시난이 심야시간에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해 과거처럼 극심하지 않다”면서 “지자체가 2022년 이전처럼 자체적으로 택시부제 운영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2년 4월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야간 택시 잡기가 어려워지자 그 해 10월 대책을 발표하고 택시부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1973년 석유파동 후 유류절약 정책에 따라 시행했으나 택시 공급력을 저해시키는 칸막이 규제”라며 “승차난이 심각한 지역은 적용하지 않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택시부제를 계속 운영하려는 지자체는 국토부 택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훈령을 바꿔 그해 11월22일부터 시행했다. 현재 심의위 심의를 통과해 택시부제를 운영하는 전국 시·군은 14곳 뿐이다.
이후 심야 택시난은 요금 인상까지 겹치며 상당 부분 해소됐다. 서울은 2022년 11월부터 택시 심야 할증 시간이 오전 0~4시에서 오후 10시~오전 4시로 2시간 늘어났다. 지난해 2월1일 오전 4시부터는 기본요금이 중형택시 기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랐고, 기본거리는 2㎞에서 1.6㎞로 줄었다. 부산·경남, 인천·광주·대전·경기, 충북·전북·경북 택시요금도 각각 지난해 6, 7, 8월에 올랐다.
서울시의 오후 10시 택시 운행대수는 2022년 6월 2만대 수준이었으나 올 1월에는 약 4만4000대까지 늘었다.
반면 택시부제 적용을 받지 않는 법인택시업계는 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무휴업일이 없어진 개인택시가 출퇴근·심야 할증 시간대에만 운전해 공급 과잉 상태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국토부에 택시부제 부활을 요구했고, 광주시도 최근 택시정책심의위원회에 택시부제를 재도입하겠다며 심의를 신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에 택시부제 부활을 건의한 적은 있지만 현재 입장은 정하지 않았다”면서 “국토부가 제도를 폐지할 때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다가, 법인택시업계 등의 민원이 많아지자 공을 지자체에 떠넘겼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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