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구속 기로'…SM엔터 인수 '승자의 저주'가 현실로(종합)
김범수측 "SM 인수 과정 구체적으로 보고받지 않아"...변호인단 "구속 영장 유감…성실히 소명할 것"
업계, "정신아 대표 체제에 힘 실릴 듯" 관측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김 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구속 수사로 전환된다. 업계에서는 'SM엔터 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가 '승자의 저주'로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1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이 검찰에 소환돼 약 20시간 동안 고강도 밤샘 수사를 받은 지 8일 만이다.
◇ 검찰 "시세조정에 개입" vs 변호인단 "정상적인 거래"
김 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려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 김 위원장이 카카오 창업주로서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충분한 범죄 혐의 유무와 증거 인멸의 우려 여부가 영장실질심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김 위원장에 대한 혐의는 구속 수사로 진행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오는 22일 오후 2시 진행한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벌인 시세조종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2월 16∼17일과 27∼28일 총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기소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소환 조사 당시 SM엔터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영장 청구 이후 김 위원장 측 변호인단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 CA협의체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며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 매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영장 심문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 갈길 바쁜 카카오, 사업 리스크에 시계 제로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카카오는 큰 충격에 빠졌다. 김 위원장은 이사회에서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1년 8개월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 카카오의 쇄신을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6일 카카오의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자신이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그는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이후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교체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는 김범수 위원장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투톱' 체제를 구축하며 그룹의 혁신 방안을 고심하는 한편,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카카오는 경영 리스크에 휩싸였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SM엔터를 인수한 카카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진 상황이 되고 말았다"며 "카카오로서는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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