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메넨데스, 유죄 평결···첫 한국계 상원의원 당선 탄력받나

김희진 기자 2024. 7. 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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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이 지난달 4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서 상원의원 후보 선출을 위해 열린 버겐 카운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법정에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오는 11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첫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사흘에 걸친 심의 끝에 뇌물 수수, 강탈 등 1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넨데스 의원이 유죄라고 평결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지난해 9월 권한을 이용해 이집트 정부의 무기 거래를 돕고 기업인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 과정에선 지역구 기업인 등으로부터 받은 48만달러(약 7억원) 상당의 현금과 15만달러(약 3억원) 상당의 금괴 등이 메넨데스 의원의 자택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뉴저지주에서 상원의원을 지낸 메넨데스 의원은 기소된 후 당내로부터 의원직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며 의원직을 유지했다. 무소속으로라도 오는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메넨데스 의원은 이날 유죄 평결에 대해서도 “항소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원의원 선거 재도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대표로 출마하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은 유리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넨데스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 지지표가 갈리면서 공화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그동안 제기돼왔는데, 이날 메넨데스 의원이 유죄 평결을 받아들면서 이런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018년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연달아 3선을 지냈다. 그는 메넨데스 의원이 기소되자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뉴저지주 예비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이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상원의원에 오르는 역사를 쓰게 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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