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도 찜통더위에 정전 직격탄"…'에너지 수도' 난리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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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베릴로 인해 주민들이 일주일 넘게 전기 없는 일상을 버티고 있다.
텍사스 주민인 션 글린은 "텍사스는 매해 허리케인이 지나가는 경로에 있는 도시이고, 베릴보다 더 센 허리케인도 여러번 있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겨우 1등급 허리케인(5개 등급 중 가장 낮음)에 불과한 베릴에도 일주일 넘게 정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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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성 드러낸 전력망
미국 텍사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베릴로 인해 주민들이 일주일 넘게 전기 없는 일상을 버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워아웃티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현재 텍사스 내 25만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 이는 100만 명 가량이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한 채 37도에 가까운 폭염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 8일 텍사스에 상륙한 베릴은 150만 가구 이상에 대규모 정전을 일으켰다. 유틸리티 기업인 센터포인트가 관리하는 전력망이 주로 피해를 입으면서다. 센터포인트는 1만2000여 명의 노동자를 고용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정전 일수는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텍사스 주민인 션 글린은 "텍사스는 매해 허리케인이 지나가는 경로에 있는 도시이고, 베릴보다 더 센 허리케인도 여러번 있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겨우 1등급 허리케인(5개 등급 중 가장 낮음)에 불과한 베릴에도 일주일 넘게 정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FT는 "텍사스는 두 달 전에도 폭풍 피해로 100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정전에 노출됐다"며 "미국의 에너지 중심지인 텍사스에서 미국 전력망의 신뢰도와 복원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점점 더 많은 기상이변이 발생고 있는 가운데 유틸리티 기업들과 발전사들의 전력망 투자가 더딘 게 주요 원인이다.
핵심 유틸리티 투자자였던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초 업계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미국 전력망 산업은 이제 죽어가고 있다"며 "더 이상 관련 투자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다. 반면 인공지능(AI) 열풍 등으로 전력 수요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텍사스 전력망 운영사인 에르콧에 따르면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현재 대비 두 배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후 과학자들은 "베릴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알렉스 다실바 아큐웨더 수석 연구가는 "미국 연안의 해수면 온도는 이미 통상 8월 말이나 9월 초까지 볼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갑작스럽게 강력한 폭풍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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