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 농약' 봉화 주민들 "사람들 좋은데 어찌 이런일이"

김진호 기자 2024. 7. 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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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어요. 지금도 가슴이 놀라서 진정이 안되네요. 40명이 함께 먹었는데 어떻게 늦게 와서 먹은 사람들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돼요. 어떻게 이런일이."

장모 할머니는 지난 15일 오전 초복을 맞아 경로당 여성 회원들과 함께 인근 식당으로 갔다.

식사 후 경로당으로 갔던 회장도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안동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날 같이 식사했지요. 우리 경로당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네요. 회장도 사람이 좋고, 부회장도 성격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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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라…가슴 진정 안돼"
"혹 원한 샀나, 그럴 사람들 아냐"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오리고기 농약 사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 출입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4.07.17 kjh9326@newsis.com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깜짝 놀랐어요. 지금도 가슴이 놀라서 진정이 안되네요. 40명이 함께 먹었는데 어떻게 늦게 와서 먹은 사람들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돼요. 어떻게 이런일이."

16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앞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노란띠가 설치돼 있었다.

인근 쉼터 정자 두 곳에서는 경북도경찰청 형사기동대 대원들이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가 한창이었다.

쉼터에서 만난 장모(84·여) 할머니는 이틀전 이 곳에서 발생한 '오리고기 농약'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놀란 모습이 역력했다.

"어제 새벽 5시쯤인가 서울에 사는 아들이 '어머니는 괜찮으시냐'라고 전화가 와서 농약사고를 알았어요. 평소에는 잠 깨운다고 아침에는 전화를 하지 않는 아들인데. 당일에는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어요. "

장모 할머니는 지난 15일 오전 초복을 맞아 경로당 여성 회원들과 함께 인근 식당으로 갔다.

이렇게 모여든 여성 회원 41명은 오전 11시 40분께 오리불고기로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회장(76·여), 부회장(65·여), A(70·여)씨, B(78·여)씨, C(78·여)씨 등 5명은 다른 회원들보다 40여분 늦은 낮 12시 20분께 식당에 도착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테이블에 앉아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후 부회장과 A씨는 탁구를 치러 노인복지관으로 갔다가 쓰러져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 부회장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식사 후 경로당으로 갔던 회장도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안동병원으로 옮겨졌다.

B씨는 당일 오후 경찰조사를 받던 중 쓰러져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이튿날 증세가 악화되면서 안동병원에 입원했다.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오리고기 농약 사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 출입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4.07.17 kjh9326@newsis.com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했던 5명 중 4명이 농약 중독으로 쓰러지고, C씨만 아직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같이 식사했지요. 우리 경로당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네요. 회장도 사람이 좋고, 부회장도 성격이 좋은데."

경로당 앞을 지나가던 한 할머니는 "혹시 원한을 샀나"라면서도 "그럴 사람들이 아닌데"라며 고개를 저었다.

입원한 주민들 위세척 내용물에서는 살충제 농약(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 성분이 검출됐다.

소변 및 혈액에서는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자들의 의식이 없는 상태"라며 "약 조절 등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도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총 57명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 특정을 위해 다각적으로 수사 중이지만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현장 CCTV 분석,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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