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엄습하는 ‘트럼프노믹스’…韓경제 후폭풍은

조문희 기자 2024. 7. 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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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격에 당선 가능성↑…시장도 출렁
대미 수출 악영향, 신재생 산업 타격 불가피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글로벌 시장이 '트럼프노믹스(Trump+Economics)'의 귀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지면서 11월 미국 대선에서 그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올 경우 과거 집권 시기 보였던 보호무역, 관세 확대 등의 정책을 다시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대선 공약을 살펴보면 개인 소득세 감세와 무역 관세 인상 등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때문에 미국 내에선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이는 무역 정책에도 영향을 끼쳐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시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긴급 대피하던 중 주먹을 치켜 올려 보이는 모습 ⓒ AFP=연합

'트럼프 2.0' 예의주시하는 글로벌 시장

17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2기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후폭풍을 계산하는 데 분주하다. 증권가에선 잇따라 관련 리포트를 통해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다수의 국책 연구기관에서도 미 대선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10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자국의 무역을 보호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국의 통상 규제가 강화된다면, 대미 수출에는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인 한국에까지 보편 관세 10%포인트를 추가 부과한다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약 152억 달러(약 21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상당하다. 강도 높은 감세 정책과 통상 규제가 미국의 무역을 경색시키고 임금 상승을 유발해 물가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학계·월가·금융 경제학자 등 전문가 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때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면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리게 되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국가의 환율은 더 큰 불확실성에 내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이 열린 6월27일(현지 시각) 지지자들이 TV와 스마트폰 등으로 중계 화면을 지켜보는 모습 ⓒ EPA=연합

2차전지 이미 타격…"바이든보다 낫다" 전망도

산업별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화석연료 옹호론자로, 재집권에 성공하면 바이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폐기하고 화석연료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해왔다. 특히 막대한 전기자 보조금으로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을 늘렸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에 대해서도 폐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IRA법이 폐지되면 2차전지 업종이 손해를 볼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IRA법이 후퇴하고 한국 배터리의 투자 위축과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보조금이 사라지거나 감소하면 전기차 가격 상승 및 판매량이 감소해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한 기업에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모든 산업의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방위비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산, 원전 관련 산업은 수혜주로 거론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각국 방위비 증액 압력이 거세져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글로벌 방산산업의 구조적 성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가상자산 시장도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보다 친화적인 편이라 수혜 업종으로 통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바이든의 민주당은 자국 기업만 보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반대로 트럼프의 공화당은 미국에 투자한 기업이라면 자국 기업과 똑같이 대해주기 때문에 소통하기에 더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더라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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