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남다른 의미"…넷플릭스 韓 콘텐츠에 남은 숙제는 [ST종합]

서지현 기자 2024. 7. 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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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한국 크리처물의 새 지평을 연 '스위트홈'이 피날레만을 남겨두고 있다. 동시에 향후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가 풀어나가야 할 수많은 숙제가 동반됐다.

1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연출 이응복) 간담회가 진행돼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이 참석했다.

이날 이기오 한국 콘텐츠 디렉터는 2020년 첫 선을 보인 '스위트홈' 시리즈에 대해 "당시 '스위트홈'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재밌고 새로웠다. 어느 날 갑자기 괴물화 현상이 시작되고, 개개인의 욕망이 반영된 괴물이 된다는 것이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아이디어였다"며 "주인공이 괴물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1화부터 괴물화 증세를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원작을 봤는데 그 힘도 어마어마했다. 그게 5년 반, 6년 전이다. 2019년 초 정도였다. 그 당시만해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작품이 많지 않았다. 근데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 감독님도, 제작진도 신뢰가 가는 조합이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안 해봤다고 해서 하지 않을 작품은 아니었다. 오히려 도전해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프로덕션이나 후반 작업에서 해보지 않았던 장르를 도전해봐야 해서 현실적인 상황이 이상적이지 않았지만 잘만 하면 많이 사랑받을 작품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넷플릭스 내부 프로덕션 전문가들을 믿고 갈 수 있었다. 덕분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은 "크리처 장르이다보니 그걸 어떻게 구현할지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괴물을 어떻게 구현할 지 고민했다.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VFX 경험이 많은 분들이 투입됐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거라는 것이었다. 거기에 플러스로 넷플릭스 소스를 많이 넣었다"며 "그게 버츄얼 프로덕션 영역이다. 처음 시도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이 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을 미국에서 초빙하고, 작품에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옥자' 스태프로 참여했었다는 하정수 총괄은 "'옥자'는 돼지 한 마리였다. 네 발 동물을 크리처로 표현했다. 근데 '스위트홈'은 괴물이 너무 많이 나왔다. 한 마리 만드는 것도 힘든데 제한시간에 어떻게 많은 크리처를 구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물리적으로 어려웠다"며 "크리처는 크리처마다 구현하는 게 다르다. 옥자는 네 발 동물이라 화면에서 레퍼런스 삼기 어려웠다. '스위트홈'은 실제로 사람이 변화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와 무용가 출신들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실성'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기오 디렉터 역시 "다른 작품들은 '복붙'이 가능한 크리처였다. '스위트홈'은 매 캐릭터마다 인간이 각자의 욕망 때문에 변했기 때문에 감정, 모습 모두 달랐다. 다른 작품처럼 설루션 하나로 할 수 있지 않았다. 매 크리처마다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했다. 작품은 하나인데 여러 작품을 한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정수 총괄 역시 "매 에피소드마다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유명 VFX 회사의 전문적인 팀들을 투입시켰다. 괴물의 실시간을 합성해서 감독과 배우들이 편안하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위트홈'은 새로운 얼굴을 발굴, 지금의 대세 배우들을 만들었다. 배우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이다. 이기오 디렉터는 "캐스팅을 보고 편성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엔 작품이 좋아서 다른 접근을 하고 싶었다. 작품이 들어왔을 땐 캐스팅이 전혀 정해져있지 않았다. 저희끼리 고민했을 때 스타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응복 감독님이 젊고, 참신한 배우를 제안하셨다. 작품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신인 배우여도 작품과 잘 어울리면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곳에서 못한 캐스팅을 하면 더 재밌을거라 생각했다. 제가 넷플릭스에서 처음 했던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송강과 고윤정을 만났다. '인간수업'을 하면서 신인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다. 캐스팅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다. 스타 파워나 연기 맛집,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스위트홈'은 발견하는 재미의 캐스팅이 좋았다. 지금 한국에선 없어선 안 될 배우들로 성장했다. 멋있고,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 /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0년 출발한 '스위트홈'은 19일 공개되는 시즌 3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기오 디렉터는 "시즌제는 창작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이다. 시청자에게 재밌는 선택지이기도 하다. 자신이 시즌1을 보면서 사랑했던 인물들의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다는 것, 잘 구축된 세계관 안에서 더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재미다. 저도 팬으로서 그런 즐거움을 좋아한다"면서도 "장점도 많지만 고민도, 숙제도 많다. 한국에선 실제 사례가 많지 않아서 조금 덜 익숙한 부분도 있었다. 좋은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시장에 맞는 시즌제를 할 수 있다면, 국내 시청자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한국 콘텐츠가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트홈'이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시즌제라는 카드가 모든 것에 적합하진 않다. 우선 제가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시청자들에게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만드는 분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있었다. 그래서 괴물이 일상이 되고,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는 위협이 되는 세상에서 그 세상에서 풀어갈 이야기가 궁금했다"고 시즌제만의 매력을 언급했다.

다만 최근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한국 콘텐츠들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국내 작품만의 경쟁력이 중요성으로 꼽히고 있다.

하정수 총괄은 "산업을 해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무분별한 투자나 맞지 않은 예상 책정 등을 지양한다. 중요한 건 스토리다. 결국 경쟁력이 되는 것은 이야기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걸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창작자들이 스트레스 없이 구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내 종이에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그런 환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오 디렉터는 "넷플릭스에선 여전히 한국 업계 덕분에 상당수의 양질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기획하고 있는 투자 규모도 변동 계획이 없다. 앞으로도 한국 콘텐츠가 얼마나 재밌는지 열심히 발굴하고, 열심히 손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위트홈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총 8부작으로, 19일 전편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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