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여홍철 뛰어넘는다…2연속 메달 노리는 ‘딸’ 여서정 “아빠, 잘하고 올게!”

장한서 2024. 7. 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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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잘하고 올게. 파이팅!”

‘도마의 신’ 아버지를 뛰어넘는 자랑스러운 딸이 탄생할까. 한국 여자 체조 ‘간판’ 여서정(22·제천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버지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도 이루지 못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여서정을 비롯한 한국 남녀 기계체조 대표팀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프랑스로 떠났다. 체조 대표팀은 여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5명, 남자 대표 3명 등이 올림픽에 나선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체조 국가대표팀 여서정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기 전 아버지인 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달 기대주인 여서정은 첫 올림픽이던 2021년 도쿄 대회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시기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을 완벽하게 수행해 금메달 기대를 일으켰던 여서정은 2차 시기에 실수가 나오면서 3위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앞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여서정은 올림픽 동메달을 추가하며 여 전무와 함께 한국 스포츠계를 대표하는 ‘부녀(父女) 스타’로 떠올랐다. 여 전무의 대를 이은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썼다. 여 전무는 1994년 히로시마·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남자 도마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선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승승장구하던 여서정은 도쿄 올림픽 직후 허리 부상으로 부진을 겪었다. 5개월간 훈련조차 하지 못한 여서정은 2022년 영국 리버풀 세계선수권에서 7위에 그쳤다. 하지만 재활과 훈련을 거듭한 여서정은 지난해 10월 벨기에 안트베르펜 세계선수권서 여자 도마 동메달을 목에 걸며 반등에 성공했다. 여자 기계체조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었다.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여서정은 아버지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그는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려 한다. 여서정은 “다치지 않고 부상 없이 잘하고 돌아오겠다”며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 도쿄 때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 열심히 하고 올 테니 응원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출국길에는 아버지 여 전무도 찾아 딸과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여 전무가 “잘하고 오라”며 인사를 건네자 여서정은 “잘하고 올게”라고 웃었다. 여 전무는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방송 해설위원으로 여서정의 경기를 해설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여자 대표팀 주장을 맡은 여서정은 단체전에도 나선다. 한국 여자 체조는 3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본선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여서정을 비롯해 이윤서(경북도청), 신솔이(강원도체육회), 이다영(한국체대), 엄도현(제주삼다수)으로 이뤄졌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체조 국가대표팀 여서정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남자 체조는 단체전 본선 진출권을 얻지 못해 3명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선다. 당초 마루운동의 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김한솔(서울시청)이 출국을 이틀 앞둔 15일 훈련 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낙마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맏형 김한솔의 이탈에 남자 기계체조의 기대주 류성현(한국체대)과 대체 선수로 꼽힌 허웅(제천시청)이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도쿄 올림픽 마루운동 4위로 이번엔 메달 획득을 노리는 류성현은 “경험을 많이 쌓았기에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마 기대주인 허웅은 “기술로는 경쟁자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의 준비를 잘했으니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면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도쿄 올림픽서 남자 도마 신재환의 깜짝 금메달과 여서정의 동메달로 메달 2개를 수확한 한국 체조는 이번 파리 대회선 남자 마루운동, 남자 도마, 여자 도마 등 메달 3개를 넘본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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