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머니 커진 수은, 중견기업 지원 50%까지 늘려야"
윤희성 "수출 확대하도록 단계별 지원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중견기업계가 올해 자본금 확대 가능성이 열리며 추가 지원 여력을 확보한 한국수출입은행에 연구·개발(R&D)비 지원 등 정책금융 확대를 촉구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현재 30% 수준인 수출입은행의 중견기업 지원 비중을 50%까지 확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중견기업이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단계별 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중견련은 17일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회는 대한민국 수출 체력 강화를 위한 중견기업 금융지원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은 하반기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출 견인차'인 중견기업의 역동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금융지원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확대를 기반으로 중견기업 지원 비중을 50%까지 늘려달라고 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이 은행이 중견기업에 지원한 금액은 23조 1000억 원, 전체 지원 중 중견기업 대상 지원 비중은 30.2%다. 이를 50% 수준으로 늘리면 38조 원 규모다. 증가폭으로는 65% 이상이다.
최 회장은 "이번에 수출입은행법 개정에 따라 수은의 법정자본금이 15조 원에서 (최대) 25조 원까지 확대될 길이 열린 것은 희소식"이라며 "현재 30% 내외의 중견기업이 누리는 (정책금융 지원) 수혜를 50%대까지 늘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누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과 산업 경쟁력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대외 수출 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기업에도 충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국가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숫자를 늘리고 그들 회사의 규모를 키워서 세계적 회사, 대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중견기업에서도 R&D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중견련이 5월 27일부터 6월 7일까지 170개사를 대상으로 수출입은행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견기업의 32.6%가 '정책 자금 지원 확대'를 주요 개선 과제로 꼽았다. 서류 및 절차 간소화(16.3%)와 수출 세제 지원 확대(16.3%)에 대한 요구도 있다.
이병국 세종텔레콤 대표는 "신산업에 개척하는 중견기업 입장에서 R&D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라며 "올해 수출입은행이 R&D 지원을 확대한다는 했는데 (마련하는) 과정에서 중견기업의 현실을 좀 들여다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인천에서 중견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참석자는 "방산물자 수출 등의 큰 거래에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대기업 거래에 함께 참여해 동반해서 수출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며 "(수출입은행에서) 방법이 없는지를 시간을 두고 살펴달라"고 했다.
윤 행장은 중견기업이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성장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지원 방안으로는 △상생금융 지원 확대 △경상적 R&D 지원 △공급망안정화 지금 △중소중견 해외진출 펀드 △상생 ESG 컨설팅 △해외시장조사입찰 컨설팅 등을 제시했다.
윤 행장은 "수출입은행은 고물가, 고금리 등 복합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을 위해 금리 부담 완화 등 다양한 우대 지원을 펼치고 있다"며 "새롭게 설치된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경제안보품목 관련 중견기업을 지원하고 중견기업이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중 패권경쟁과 러우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설치했으며 3분기 지원을 개시하려 한다"며 "이를 통해 중견기업이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고 금융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R&D 지원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올해 경상연구개발비 신규 지원을 도입해 6월부터 개편, 시행 중"이라며 "기존에 구매 계약을 근거로만 자금을 대출해주던 것을 재무재표를 기준으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증빙 부담을 완화했다. 향후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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