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3.1이닝, 박상원의 재발견?…‘전’ 마무리 투수는 어떻게 활용될까?

배재흥 기자 2024. 7. 17. 14: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대전 LG전에서 이닝을 마친 박상원이 기뻐하고 있다. 한화 제공



박상원이 지난 13일 대전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LG전에 좌완 김기중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김기중은 1회초 안타 4개를 얻어맞고 2실점 했다. 2회초엔 선두 타자 박해민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꾸역꾸역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김기중을 과감하게 내리고 불펜을 조기에 가동했다. 승부수였다.

김 감독은 이같이 결정한 이유에 대해 “경기가 기울기 전에 액션을 취한 것”이라며 “점수만 더 주지 않으면 역전 기회가 올 거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 판단이 통하려면 추가 실점 없이 긴 이닝을 소화해줄 두 번째 투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김기중 대신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박상원(30)이었다. 2회초 2사에 등판한 박상원은 일단 문성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3회초엔 LG의 3, 4, 5번 타자인 김현수, 문보경, 박동원을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1사에서 수비 실책으로 문보경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박동원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박상원은 5회초까지 LG 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2017년 한화에 입단한 박상원은 데뷔 후 가장 긴 3.1이닝을 소화했다. 피안타, 사사구 없이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박상원(오른쪽)과 포수 박상언. 한화 제공



하지만 한화는 타선의 침묵과 박상원 이후 등판한 투수들의 난조로 3-7로 패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박상원이 등판한 타이밍과 투구 내용은 눈여겨볼 만하다. 김 감독은 남은 시즌 박상원을 기존과 다르게 활용해 볼 생각이다.

그는 “박상원이 승리조에 있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승리조를 나눠둔 상태”라며 “선발이 무너졌을 때 뒤에 붙어서 끌고 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역할을 고정한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그런 임무를 맡겨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상원이 롱릴리프로 자리를 잡으면 팀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태양, 장민재 등이 퓨처스(2군)팀에 있는 터라, 현재 1군에서 이 역할을 해줄 투수가 마땅치 않다. 올해 고전 중인 박상원에게도 반등의 계기를 만들 기회다.

박상원. 한화 제공



박상원은 지난해 팀의 마무리 투수로 55경기 16세이브 평균자책 3.65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개막 2주 만에 보직을 반납했다. 전반기에만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정도로 부진을 겪었다. 16일 기준 평균자책은 7.89로, 입단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다. 지난달 5일 수원 KT전에선 의도치 않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12-2로 앞선 상황에서 삼진을 잡고 과한 세리머니를 한 게 문제가 됐다. 마무리 투수의 압박감도 견뎌본 투수가 10점 차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그만큼 심적으로 쫓겼다고도 볼 수 있다.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박상원은 후반기 한화 불펜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팬들은 ‘박상원의 재발견’을 기대한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