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논란' KFA, 문체부 조사 예고에 "연락 오면 성실히 협조할 것"...월드컵 출전 정지 우려도
[OSEN=고성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 선임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KFA는 지난 7일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알렸다. 그리고 하루 뒤 홍명보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약 5개월 만에 수장을 찾은 대표팀. 하지만 여전히 논란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는 직접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고, KFA는 이를 왜곡된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영표와 박지성 등 여러 축구계 인사가 올바르지 않은 선임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출국길에서 "물론 지금 많은 분들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지만, 비판은 계속되는 중이다. 스포츠윤리센터가 KFA 관련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문체부도 직접 움직일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16일 OSEN과 통화에서 축구협회 감사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실무 부서와 감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얼마나 할지, 추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안으로 방침이 정해지면 바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1에 따르면 문체부 대변인은 "KFA를 둘러싼 문제들이 정리되지 않고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사안이 축구협회 자체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단계에 왔다고 판단했다"면서 "관리 감독을 하는 기관으로서 그냥 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선 KFA 관계자는 앞으로 조사 요청이 온다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문체부나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따로 연락받은 건 없다. 윤리센터도 고발이 접수되면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다음 조치를 취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거다. 문체부도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닌 만큼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FA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문체부가 무엇에 대해 조사할지를 모른다. 우리도 공식적으로 요청이 와야 무언가 말할 수 있다. 문체부도 자체 검증을 거칠 것"이라며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문의나 조사를 받는다면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체부의 조사가 정부의 개입으로 해석되면서 KFA의 독립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업무를 보장받아야 한다.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고, 15조에서도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간섭으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할 시에는 자격 정지 등 중징계도 가능하다. 최악의 상황엔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뉴스1에 따르면 KFA 고위 관계자도 월드컵 본선 출전 자격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2015년엔 쿠웨이트 축구협회가 정부 차원에서 자국 체육단체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했다가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결국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가 모두 몰수패 처리됐고, 2년 뒤 법률을 수정한 뒤에야 국제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가 이스라엘 대표팀 입국과 관련해 정치·종교적 갈등을 빚자 20세 이하 월드컵 개최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일단은 문체부에서 공식적으로 조사 계획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 규정상 위반의 소지가 없는지 판단하고 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건 문체부의 몫이기 때문. KFA로서는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입장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이나 정몽규 회장의 입장 표명 계획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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