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내주 청문회…핵심 쟁점은
개인신상에 결정적 흠은 없다는 평가…무난한 청문회 전망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다음주 열릴 예정인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여부 등이 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오는 22일로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거친 김 후보자는 지난 4일 현 정부 두 번째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됐다. 올해 만 53세로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금융권 최대 현안인 가계부채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0조5000억원이 늘었다.
은행권 금리 하락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회복세가 맞물린 영향이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급증한 가계대출이 향후 금리인하 지연과 경기둔화 등으로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에 주목해 김 후보자에게 가계대출 해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저리 정책대출 공급을 늘렸다가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금융당국 책임론도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의 '신생아 특례대출'이 가계부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부처간 정책 엇박자'에 대한 질타도 있을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와 금융이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 때문"이라며 "부채에 의존하는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에서는 "금리하락 기대가 확산하고 주택 구매심리도 증가할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가 우려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연착륙 대책을 추진 중인 부동산 PF 리스크도 거론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사업성이 충분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뉴머니' 공급을, 부실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속한 재구조화 또는 정리라는 PF 연착륙 대책의 차질없는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PF 제도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국내 부동산 PF 자기자본비율이 약 3~5% 수준에 그치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행사 자기자본 비율 확대, 자본 비율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자가 폐지 입장을 피력한 금투세도 이번 청문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김 후보자는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기업·국민이 함께 상생하는 측면을 봤을 때 금투세를 도입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금투세 폐지와 관련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금투세 유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추가적인 세수확보 방안 마련을 전제로 한 것이고 여전히 당내에서 부자감세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아 야당의 공세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야당은 김 후보자가 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등을 지낸 이력에 주목해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론 공세도 펼칠 방침이다.
다만 김 후보자의 신상과 관련해 결정적인 흠이나 하자는 없다는 데 야당도 동의하는 분위기여서 청문회 자체는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까지 김 후보자와 관련해 야당에서 제기된 의혹은 인적공제 대상이 아닌 배우자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6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편법 절세' 의혹, 2022년 이후 재산신고에서 공시지가 기준 총 3300만원의 밭과 임야를 누락했다는 의혹 등이 있다.
또 야당의 자료 요구에 김 후보자가 정보제공 동의를 하지 않는 등 자료제출이 부실하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그러나 해당 의혹과 논란들에 대해 김 후보자가 나름의 해명을 내놓았고 도덕성이나 자질에 타격을 줄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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