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7천억 이익중 4천억 독일 모회사에 배당…‘수수료의 민족’ 오명 벗으려면 [기자24시]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4. 7.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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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2만원짜리 음식을 하나 주문받으면 수수료, 배달비에 부가세까지 6000원 가까이 나갔는데,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건 자영업자들을 더 쥐어짜겠다는 것 아니냐. 배민을 쓰는 사람이 하도 많아 주문을 안 받을 수도 없고 난처하다."

지난 10일 배달의민족이 배달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p 인상하기로 밝힌 뒤 서울의 한 식당 업주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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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2만원짜리 음식을 하나 주문받으면 수수료, 배달비에 부가세까지 6000원 가까이 나갔는데,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건 자영업자들을 더 쥐어짜겠다는 것 아니냐. 배민을 쓰는 사람이 하도 많아 주문을 안 받을 수도 없고 난처하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철회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배달의민족이 배달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p 인상하기로 밝힌 뒤 서울의 한 식당 업주의 반응이다. 소상공인들은 “수도·전기세에 각종 원자재 비용이 다 오르는데 배달 수수료도 오르면 음식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배민이 수수료를 올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배달비는 100~900원, 포장주문 수수료는 6.8%에서 절반인 3.4% 수준으로 낮췄다. 업계 2위인 경쟁사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와중에 수익성을 높이려는 기업의 노력을 일방적으로 ‘악’이라고 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다. 쿠팡이츠는 진작부터 배달 수수료를 9.8%로 매기고 있다.

다만 “가게를 차리고 상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보다 이를 중개하는 업체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것이 정상이냐”는 소상공인들의 격노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플랫폼 기업은 크든 작든 공적인 기능을 갖는다. 수많은 영세 사업장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사업방식 자체가 사실은 그들과의 공생과 동반성장을 전제한 것이기 때문이다.

쿠팡이츠와 비교하며 수수료 인상을 무작정 변호하는 것도 민망하다. 쿠팡이츠는 포장배달에 수수료를 무료로 매기고 있는데, 이건 왜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수수료를 절반만 낮춘 것일까. 지난해 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중 4000억원 이상을 독일 모기업에 배당한 와중에 이뤄진 수수료 인상인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

수수료 인상은 결국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돌아온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수료를 올린다는데, 동네 분식집 사장님이 물가안정의 대의를 위해 가격을 동결할 리는 만무하다.

배민은 시장 점유율 60%를 넘는 압도적인 선도 기업이다. 시장에 모범도 앞장서 보여야 한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국정과제라고 말하는 정부와 국회도 기업들을 논의에 적극 함께해야 한다. ‘수수료의 민족’이라는 오명을 벗고 빅테크 기업과 골목식당 사장님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제시해야 한다.

박홍주 컨슈머마켓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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