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임무중심연구소 3곳 설립…R&D 전권 부여 PM제 운영"
오상록 KIST 원장, 임무중심 R&D 목표 조직개편 공개
반도체·수소·AI로봇 임무중심연구소 출범…"연구소 더 늘릴 것"
오상록 KIST 원장, 임무중심 R&D 목표 조직개편 공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임무 중심 연구개발(R&D)을 위해 반도체, 수소, 인공지능(AI) 및 로봇 분야 임무중심연구소를 설립하고 소장에 전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오상록 KIST 원장은 17일 서울 성북구 KIST 국제협력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구자의 잃어버린 연구 본능과 잠든 야성을 다시 일깨우고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역할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임무중심연구소가 이런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오 원장은 1988년 KIST에 입사한 로봇 분야 전문가로 혁신도전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프로그램 매니저(PM)를 맡아 왔다. 지난 3월 26일 KIST 원장으로 선임됐다.
오 원장은 취임 이후 출연연 임무중심 R&D 모델 제시를 목표로 조직개편을 진행해 이달 1일 임무중심연구소 세 곳을 출범시켰다.
임무중심연구소는 소장인 PM을 중심으로 운영해 KIST만이 할 수 있는 국가와 사회적 문제에 해법을 제시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소장을 PM으로 하고 예산 배분과 평가 및 관리, 사업화 등 전권을 맡기며, PM을 위한 전담 지원 조직을 배치하고 외부 우수인력 유치 권한도 준다.
오 원장은 "PM은 축구로 치면 감독"이라며 "지금까지는 선수들이 모여서 잘 해왔지만, 난관을 난관을 헤쳐 나가는 전략적 측면에서는 감독 역할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PM을 지난 6월 임명한 이후 KIST 내 인력을 뽑아 연구소를 구성할 수 있는 '선수 선발권'을 주고 임무중심연구소의 임무 설정도 모두 맡겼으며, 직접 R&D를 수행하지 않게 해 선수로 뛰는 것도 막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임무중심연구소는 연산 능력은 1천배 높이고 전력 소비는 100분의 1로 줄인 새 방식의 초거대 연산반도체(RPU) 개발과 광 기반 양자프로세서(QPU)와 분산형 양자컴퓨팅을 개발해 대규모 양자 컴퓨터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삼았다.
청정수소 임무중심연구소는 수소 생산과 공급망을 구성해 2030년 수소 자급률 34%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AI·로봇 임무중심연구소는 치매 환자 실종 예방 및 폭발물처리 휴머노이드 등을 개발해 사회 안전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구소별 인력은 약 20~30명 내외로 예산 규모는 출연연 내부 과제와 외부 수탁과제를 포함하면 60~1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오 원장은 "3개 연구소가 설정한 임무와 관련한 출연금 사업을 내년 예산에 신청했다"며 "기존 출연금을 파악해 임무 관련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내년에 새로 올 수 있는 신규 출연금 사업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연구소 외에도 뇌과학과 기후·환경 전문연구소 등 기존 연구소들을 임무중심연구소로 변환하는 작업도 진행해 3개 연구소를 추가로 출범할 예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강조되는 다른 기관 간 협력에 대해 그는 "PM의 선수 선발권은 임무를 잘 할 수 있는 다른 기관에 연구비를 주고 끌어들여 같이 하는 방식도 포함된다"며 "그렇게 하면서 기관 협력이 저절로 연구를 중심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기술사업화 육성을 위해 연구자 창업 지원제도를 만들고 분산된 기능을 'KIST 이노베이션'이란 조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럽과 미국 보스턴, 인도, 베트남 등 해외 거점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와 샌디아국립연구소 등과도 협력을 확장하겠다고 그는 설명했다.
오 원장은 "KIST는 앞으로 논문게재나 특허 출원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 결과가 파급력 높은 성과로 확장돼 국가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임무 중심 R&D 모델을 세계적 표준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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