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동창 때려 ‘식물인간’ 만든 20대 남성…“반성하며 살겠다”

검찰, 징역 8년 구형
피고 측 “우발적 사정 있어…선처해달라”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친구에게 폭행당해 현재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여성의 모친이 4월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가해자 엄벌을 호소하는 글을 게재했다. 사진은 모친이 해당 글을 통해 공개한 딸의 폭행 피해 전후 사진 ⓒ보배드림 캡처

중학교 동창인 여성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20대 남성이 항소심서 반성 중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남성 A(20)씨의 중상해 혐의 항소심 첫 공판 겸 결심공판에서 앞선 1심 때와 같은 징역 8년을 구형했다. 

반면 A씨는 미리 써온 쪽지를 꺼내 읽으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수치스럽고, 다친 친구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면서 "앞으로 제가 지은 죄를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면서 살겠다. 죄송하다"고 발언했다.

변호인은 선처를 호소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중학교 동창인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가서 의견 다툼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격한 폭행이 발생했다"면서 "우발적인 사정이 존재했던 점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피고인(A씨)의 아버지가 피해 복구를 위해 피해자 측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합의 시도를 위해) 선고까지 기일을 넉넉히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재판 종료 전 A씨에게 범행 당시 음주 수준을 묻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소주를 2병 정도 혼자 마셨고, 양주 1병은 (피해자 외) 다른 친구들과 나눠 마셨다"고 답변했다.

재판부가 '당시 기억이 다 나느냐'고 묻자 A씨는 "기억나는 것도 있고, 안 나는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선고기일을 오는 9월11일로 결정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023년 2월6일 부산의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여성 B(20)씨를 폭행해 중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 B씨는 함께 여행을 온 동성 친구와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둘 간의 다툼에 난입해 B씨의 머리를 두 차례 밀쳤고, B씨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경추 손상을 입었다. B씨의 모친이 1심 선고기일을 앞뒀던 지난 4월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딸의 실물 사진을 공개하며 A씨의 엄벌을 촉구했던 사건이기도 하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2일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는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가 전적으로 필요한 식물인간이 됐다"면서 "피고인은 그동안 피해복구 노력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