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암살 계획설에 “근거 없다”
이란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계획했다는 보도를 이란 정부가 부인했다. 미 당국은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을 사살했을 때 대통령이었던 트럼프와 당시 고위 관리들이 이란에 암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수주 전 이란의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계획 첩보를 입수했고, 비밀경호국(SS)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수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들은 SS가 트럼프 캠프에 야외 집회를 열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의 계획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CNN 언론 보도 이후 성명을 내고 “현시점까지 수사 당국은 총격범과 국내외 어떤 공모자와의 연관성도 찾아내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같은 날 이란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계획설을 부인했다. 이란 외교장관 대행인 알리 바게리카니 외교차관은 “우리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가해자와 군사 고문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국내·국제 수준에서 법적 절차와 틀에 의지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 주재 이란 대표부 관계자도 이란 국영 IR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비난은 근거가 없고 악의적이다”라고 답했다.
미군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1월3일 이라크 바드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IRGC 정예 쿠드스군 지휘관이었던 솔레이마니에게 드론 미사일을 날려 암살했다. 이후 이란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국제 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제소했는지, 어떤 기구에 제소했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 당국은 이란 측이 지난 수년간 당시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에 대한 암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왓슨 대변인은 이날 “여러 차례 언급했듯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리에 대한 위협을 수년간 쫓고 있다”며 “이는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복수를 원하는 이란의 욕망에서 비롯된 위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란을 자극하며 척을 진만큼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면 이란이 ‘복수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 작전 이외에도 대이란 제재 부활(2017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선언(2018년), IRGC 테러단체 지정(2019년) 등이 이뤄졌다.
미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란 정부는 이란 핵 합의 논의 가능성을 아직 열어두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바게리카니 차관은 이날 공개된 미 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워싱턴과 핵 합의를 재개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도 “이란은 중국, 러시아, 주변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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