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희 "클래식의 기본 돌아가려고 바흐에 도전했어요"
"정제된 알맹이 같은 바흐, 평온한 음악의 힘"
한국·일본 리사이틀 투어…20일 서울 공연
"클래식 기타의 매력은 따뜻함과 소박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기타리스트에게도 바흐는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음악이었어요. 그동안 미뤄뒀던 큰 과제를 용기를 내 도전했어요.”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39)가 데뷔 14년 만에 바흐의 음악으로만 구성한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5월 앨범을 내고 한국과 일본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진행해온 박규희는 오는 20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 홀에서 이번 투어의 마지막 한국 공연을 진행한다.
박규희는 벨기에 프렝탕 국제 기타 콩쿠르에서는 최초의 여성 우승자이자 아시아인 우승자다. 스페인 알람브라 국제기타콩쿠르에서도 1위와 청중상을 수상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대표적인 클래식 기타리스트다.
이번 앨범은 박규희의 통산 12번째 앨범이자 9번째 정규 앨범이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D단조 파르티타의 ‘샤콘느’를 비롯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 작품번호(BWV) 1005, 류트 모음곡 중 작품번호 998 등 박규희가 오랫동안 품어온 프로그램을 수록했다.
“고등학교 때 바흐의 평균율(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처음 좋아했어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녹음한 앨범도 많이 들었고요. 20대 때는 빈에서 입시를 준비하면서 기타로 치는 바흐가 좋아졌죠. 하지만 무대에서 바흐를 연주하진 않았어요. 저는 제 감정에 따라 연주를 하는 편인데, 바흐의 음악은 정제된 알맹이만 표현해야 해서 겁이 났죠. 나이가 좀 더 들고 침착해지면 바흐를 연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용기를 내서 도전한 바흐 앨범과 공연은 박규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줬다. 박규희는 “바흐 공연 직전엔 후회도 되고 많이 떨리는데, 막상 연주를 시작하면 그 순간이 너무 좋다”며 “공연을 하면서 엄마에게 ‘바흐를 연주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웃었다.
인천에서 태어난 박규희는 부모님과 함께 일본에 머물던 3세 때 기타를 처음 잡았다. 어머니가 밴드 비틀즈를 좋아해 취미로 통기타 학원을 다니려고 한 것이 클래식 기타 학원을 가게 됐고, 어머니를 따라간 박규희가 그곳에서 처음 기타를 만났다. 한국 귀국 이후 5세 때 국내 첫 기타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던 리여석(본명 이은철)으로부터 기타를 배웠고, 예원학교, 일본 도쿄음대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현재 스페인 알리칸테 음악원에서 마스터 과정 수석 졸업 후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바흐 도전을 마친 박규희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엔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함께 일본에서 투어를 진행한다. 벤저민 브리튼 등 20세기 유명 작곡가의 잘 알려진 현대 클래식 기타 음악을 관객에게 소개할 계획도 있다. 싱어송라이터 강아솔과 앨범 작업도 앞두고 있다. 박규희는 “기타리스트 이병우, 가수 양희은 선생님이 함께 낸 앨범처럼 기타 한 대의 반주에 강아솔의 목소리를 담은 앨범을 내고 싶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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