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두 명 탄 킥보드, 산책 부부 덮쳐…아내 끝내 사망

지난 2021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운전하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 사진은 서울시내에서 시민이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 [연합뉴스]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60대 부부가 고등학생 2명이 탄 전동 킥보드에 치여 아내가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7시 33분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60대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뒤에서 달려온 전동 킥보드에 치였다.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내 B씨는 사고 9일 만에 외상으로 인한 뇌출혈로 숨졌다. 남편 A씨는 여전히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를 들이받은 전동 킥보드에는 여고생 2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공원 내 자전거도로를 달리던 중 자전거를 피하려다 도로 우측에서 걷고 있던 부부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 조사 중이다.

학생들은 헬멧도 착용하지 않은 채 2명이 킥보드 한 대에 탔는데, 모두 불법이다.

공원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는 것도 불법이다. 경찰은 이들이 주행한 공원 내 자전거 도로를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볼 수 있는지 관계 기관에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로 분류될 경우 원동기 면허가 없는 가해 학생들에게 무면허 사고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지난 2021년 5월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 운행 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하지만, 면허증 인증 절차가 부실해 10대들의 무면허 이용을 방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