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인종차별 용납할 수 없는 일, 지지해준 동료들 고마워"...상대 구단은 "과민반응한 것"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황희찬이 울버햄튼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황희찬은 1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종차별 발언) 사건 이후 코치진과 팀원들이 필요하면 곧바로 경기장을 떠나겠다고 했고, 그들은 계속해서 내 안부를 확인했다"며 "다시 한번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그러면서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하고 싶었고, 우리는 운동장에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 "마지막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희찬은 16일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울버햄튼과 이탈리아 코모 1907의 연습경기 도중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그러자 울버햄튼의 다니엘 포덴세는 상대 선수를 향해 주먹을 날렸고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후에도 양 팀 선수들과 코치진은 이야기가 오간 끝에 경기가 재개됐고, 결과는 울버햄튼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인종차별 논란이 계속되자 코모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코모는 "우리 구단은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비난한다"며 "우리는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위해 해당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동료에게 '그를 무시해라, 그는 자신이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코모는 "해당 선수와 오랜 이야기를 나눈 결과 그가 선수(황희찬)의 이름을 언급하고 경기장에서 팀원들이 끊임없이 '차니(Channy)'라고 부른 것과 관련 있을 뿐이라고 확신한다. 의도적으로 폄하하려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구단의 주장대로라면 '차니'라는 황희찬의 별명과 비슷한 재키 찬을 언급한 것뿐이라는 것. 그러나 이 역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해석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면서 코모는 "일부 울버햄튼 선수들이 너무 과하게 반응해 실망스럽다"며 상대가 과민반응해 논란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어설픈 해명에 이어 잘못을 울버햄튼에 떠넘긴 셈이다.

 

사진=울버햄튼 원더러스 구단 SNS, 코모 1907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