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에 김현수에 오지환에… “LG 타선 바닥 쳤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이제 1선발 찾나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 팀의 통합 우승을 돌아보면서 경기 초반에 점수를 뽑고, 그 리드를 지켜주는 흐름이 견고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전자는 타선과 선발이 책임졌고, 후자는 불펜이 책임졌다. LG의 승리 방정식이었다.
LG는 올해 48승42패2무(.533)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는 1위로 치고 나가 그 자리를 지켰는데, 올해는 성적뿐만 아니라 확실히 경기 양상이 힘들다. 현재 리그 선두인 KIA와 경기차는 5.5경기다. 아직 포기할 상황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팀 경기력이 떨어져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은 약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당연했다. 당장 팀 마무리였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팀의 좌완 셋업맨이었던 함덕주는 수술대에 올랐다. 큰 수술까지는 아니었지만 정우영도 여파가 있었다. 염 감독은 불펜의 약화를 선발과 타격이 메워줘야 한다고 봤다. 다만 양쪽 모두 올해가 힘겹다.
타선도 지난해만한 위용은 아니다. LG의 올해 팀 타율은 0.279로 리그 4위다. 리그 평균(.276)과 별 차이가 없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762로 리그 5위인데 오히려 리그 평균(.766)보다 못하다. KIA와 리그 최강 타선을 놓고 다투던 지난해만한 파괴력은 아니다. 아무래도 주축 선수들의 활약상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당장 팀의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이 부상으로 꽤 많은 경기에 빠졌다. 팀이 91경기를 했는데 오지환은 올해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250, OPS 0.735로 지난해보다 성적이 못하다. 팀의 주축 타자인 김현수도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0.292를 기록했지만 OPS는 0.760이다. 2022년 이후 생산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팀 부동의 중견수인 박해민 또한 92경기에서 타율 0.262, OPS 0.671에 머물고 있다. 수비와 주루에서 만회하기는 하지만 공격력은 기대에 못 미친다.
보다 못한 염 감독이 선수들과 면담을 하며 개입에 나섰다. 그리고 긍정적인 조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에서 살아나는 감을 보였다. 박해민이 12일 경기에서 안타 두 개를 치며 반등했고, 14일 경기에서는 1안타 2볼넷에 결정적인 도루까지 하며 힘을 냈다. 14일 한화전에서는 오지환이 3안타 2타점 1도루를 기록했고, 한동안 머리를 식힐 시간을 가진 김현수도 13일 2안타에 이어 14일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살아났다. 세 선수가 살아나자 LG의 공격력도 반등에 성공하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염경엽 감독은 16일 잠실구장에서 타선에 대해 “바닥을 쳤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웬만하면 내가 개입을 안 하려고 했는데 결국 바닥에서 개입을 했다. 전체적으로 짧게 미팅을 해서 뭘 해야 하는지도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느낀 점, 그리고 염 감독이 자신이 느낀 점을 공유하며 기분 전환을 했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단순하고 심플하게 전체적으로 정리를 한 번 했다. 우리는 더 이상 내려갈 게 없다고 생각한다. 올라갈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타선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준다면 LG 타선은 후반기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할 만하다. 홍창기 문성주 오스틴 등은 굳건한 활약을 해주고 있고 문보경도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대권 도전에 이를 수 없다. 결국 가을야구 시리즈에서 확실하게 1승을 챙겨줄 만한 에이스가 있어야 한다. 불펜이 약해진 올해라면 더 그렇다. 염 감독도 16일 “1선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선수들의 단기간 기량 향상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외국인 쪽에서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지난 몇 달간 해외의 외국인 투수들을 꾸준하게 지켜봤고, 이제는 최종적인 판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됐다. LG의 후반기 뼈대가 많이 바뀔지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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