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경호국 ‘경호 실패’의 비밀은? [뉴스in뉴스]

박현진 2024. 7. 1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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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은 채 넉 달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세론을 더 굳건하게 만들었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는 미 비밀경호국은 왜 이번 총격을 막지 못했을까요.

답해야 할 의문점이 많습니다.

박현진 해설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옆을 지키는 건장한 체격에 선글라스를 낀 요원들' 영화나 미드에서도 많이 보지만,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 하면 세계 최강으로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지금 경호 실패에 대해 질타를 받고 있죠?

[기자]

네, 전직 대통령이자 대선 후보가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총격을 당했으니 경호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한 상황인데요.

비밀경호국이 소속된 국토안보부 장관은 서둘러 경호 실패를 인정했고요.

지금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미 의회의 청문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앵커]

'비밀경호국의 실패' 자세히 좀 짚어보면요.

일단 많은 전문가가 의문을 제기하는 게 누가 봐도 총기 사정거리 안에 있는 건물이 왜 통제되지 않았냐는 거에요.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이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아직 명확한 설명은 없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행사장과 건물 배치도를 보면요.

총을 쏜 건물 지붕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 연단이 1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잖아요.

게다가 지붕에서 내려다보는 위치라 더더욱 위험도가 높고요.

그런데 총격범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채 총을 들고 지붕으로 올라갔단 말이에요.

이에 대해 비밀경호국은 그 건물 보안은 현지 경찰 소관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비밀경호국 요원과 현지 경찰이 경호를 분담하는 구조였다는 거죠?

[기자]

네, 어떤 지역에서 행사가 있으면 비밀경호국이 경계 구역을 설정해 그 안쪽은 자신들이 담당하고, 바깥쪽은 현지 경찰에 맡긴다고 해요.

그런데 이번에 그 건물은 경계선 밖, 잠재적 취약 장소로 지정돼 경찰의 보안 구역이었다는 건데요.

이 업무 분담이 제대로 됐던 건지, 그렇다면 경찰은 왜 그를 놓쳤는지는 앞으로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고요.

또 이후, 시민들이 총격범을 발견하고 경찰이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그 정보가 경호국 요원들에게 빨리 전달되었는지, 미리 조치할 시간은 없었는지도 조사가 이뤄질 거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총격이 발생한 뒤에 대처는 적절했습니까?

[기자]

네, 당시 경호 당국의 저격수팀이 네 팀 있었다고 하는데요.

비밀경호국 두 팀, 현지 경찰 두 팀, 이렇게요.

그런데 총격이 발생한 직후 비밀경호국 저격수팀 요원이 재빨리 총격범을 사살해서 더 큰 피해를 막았죠.

또 곧바로 트럼프 주위에 요원들이 인간 장벽을 쌓고 방탄 차량으로 이동시킨 것은 제대로 대처한 거로 대처한 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부실 경호에 대한 비판,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이 비밀경호국은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네, 역사가 꽤 긴데요.

링컨 대통령 시절인 1865년에 설립됐습니다.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전직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 또 그 가족을 보호하는 임무를 주로 하고 있는데요.

현재 직원이 7,800명이 넘고요.

연간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국장은 킴벌리 치틀이라는 여성인데요.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그의 경호 담당이었는데, 여성 국장으로선 두 번째라고 합니다.

[앵커]

BBC는 이번 사건으로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미국 정치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환상이 산산조각났다, 라고 썼던데요.

비밀경호국의 요인 경호 실패, 이 전에 가장 최근 사례가 뭐죠?

[기자]

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어도 15차례 대통령과 당선자, 대통령 후보가 직접적인 공격을 받았고요.

그중 케네디 대통령을 포함해 5명이 숨졌는데요.

가장 최근 사건이 1981년 레이건 대통령 피격 사건입니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한 호텔 앞에서 가슴에 총격을 당했죠.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는데요.

그때 비밀경호국 요원이 대통령을 막아서서 대신 총을 맞았다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그 이후로 40여 년 만에 다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이번에 실질적인 위협을 모두가 목격한 만큼 앞으로 경호 수요, 더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당장 트럼프에 대한 경호 수준이 높아졌고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도 경호를 받게 됩니다.

또 바이든과 트럼프 말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경우 지금까지 비밀경호국의 경호를 받지 못했었는데요.

그도 이번에 경호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앵커]

현재 진행 중인 공화당 전당대회도 그렇고, 앞으로 줄줄이 대선 관련 이벤트들이 이어질 텐데요.

경호 당국의 부담이 크겠어요.

[기자]

네,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비밀경호국이 공화당 전당대회의 보안 조치를 더 강화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행사장을 들어올 때도, 나갈 때도 요원들에 완전히 둘러싸인 모습이죠?

앞으로도 민주당 전당대회를 비롯한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이 이어질 텐데요.

경호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게요.

정치 평론가 중 1960년대 상황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때 케네디 대통령과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 등 많은 정치 사회 지도자들이 총격으로 숨졌었거든요.

그런데 당시의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사회 분열 양상이 지금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이런 여러 환경을 고려할 때 미국 경호 당국의 능력, 일정 기간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를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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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laseu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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