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껑충' 이재명 '잠잠'…닮은 꼴 테러, 여론 반응은 달랐다
美 '바이든 고령' 논란, 한국은 '정권심판론' 관심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격 사건으로 대세론을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3개월 전에 습격 당했지만, 오히려 가짜 뉴스·헬기 이송 특혜 논란으로 정쟁만 키웠고 컨벤션 효과는 적었다는 점에서 대비되는 모습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피습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지난 1월 우리나라 제1야당 수장이었던 이재명 전 대표는 괴한으로부터 흉기에 목 부위를 찔리는 테러를 당한 바 있다.
여론이 크게 요동치며 우세 분위기를 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이재명 테러'는 민주당의 총선 대승에 주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았다고 보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총선 승패 분수령은 선거 막바지 끊임없이 터진 용산발 논란과 거센 윤석열 정권 심판론, 제3지대 속출에 따른 반사이득 등이 꼽혔다.
대선 주자로서 이익도 크지 않았다. 이 전 대표의 피습 사건 하루 전인 지난 1월 1일부터 당일인 2일까지 양일간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9%가 이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뽑았다. 35%는 이 전 대표의 대항마로 꼽히는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택해 이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섰다.
피습사건 이후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1월 9일부터 같은 달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23%가 장래 대통령감으로 이 전 대표를 택했다. 한 위원장은 22%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전 대표 사건의 경우 대비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대가 부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으로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주먹을 불끈 쥔 강인한 이미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노쇠함과 맞물려 부각된 탓에 영향이 극대화됐다. 흉기와 시기에 차이가 있기에 기본적으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의 강도가 약했다고 정치권은 평가한다.
아울러 이 전 대표의 정치 테러는 정치 싸움으로 비화된 점도 그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 피습 사건 당일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된 '대테러종합상황실' 문제 메시지가 가짜뉴스의 본산이라며 강력 대응했고, 의료 단체는 이 전 대표의 헬기 이송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고발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사건이 주는 국민 정서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지난 대선 땐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비해 낡은 인물로 평가됐고 비호감 선거였다. 만약 당시로서는 참신한 인물이었던 윤 대통령이 정치적인 테러를 당했다면 굉장한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보다는 이 전 대표의 이미지가 국민들이 느끼기엔 상처가 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이미 확고하게 후보 자리가 예약돼 있었던 데다, 이틀 뒤에 전당대회가 시작되기에 분위기를 그대로 연결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 전 대표는 여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사법 리스크가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대선 후보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정도 정치적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평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사고의 사이즈도 있지만, 대선이냐 아니냐 피해 당사자가 대선 후보냐 아니냐에서 많이 다르다"며 "'이재명 체제'가 공고해지는 과정이니, 정치적으로 길게 봤을 땐 피습사건이 이 전 대표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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