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세론 속 민주당 내홍 계속…바이든 후보 조기 확정에 반기(종합)

김예슬 기자 2024. 7. 17. 12: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되면 진다"…사퇴 촉구 계속
"조기 후보 지명, 후보 밀어붙이려는 것"
1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네바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흑인인권단체(NAACP) 집회에서 연설 단상에 서 있다. 2024.07.1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대세론'을 굳힌 가운데 민주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사퇴론이 완전히 진화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조기 후보 지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당내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DNC 지도부가 7월 말까지 바이든 대통령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DNC 자격심의위원회는 전당대회(8월19~22일)에서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공식 롤콜(roll call)이 아닌, 전당대회 몇 주 전 비대면 회의를 갖고 바이든 대통령을 11월 대선 공식 후보로 지명할 전망이다.

DNC 자격심의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화상통화로 회의를 진행, 4000명이 넘는 대의원들은 다음 주 월요일인 22일 투표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가 완료되는 데는 1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며, 이후 위원회는 롤콜을 통해 후보 지명을 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민주당 내부자들은 당 대의원의 대다수(약 80% 정도)가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NYT에 말했다.

미국 의회 전경 2021.08.11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민주당 의원 19명, 바이든 사퇴 공개 요구…"후보되면 진다"

그러나 DNC의 조기 후보 지명이라는 강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 바이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힐러리 숄튼(미시간) 하원의원은 "우리는 젊은 유권자들이 차가워졌다는 여론조사를 계속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런 변화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저명한 아담 쉬프(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그(바이든)가 우리 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질 것 같다"며 "우리는 상원을 잃을 수도 있고 하원을 되찾을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명의 민주당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기에는 역부족이라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2024.07.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민주당 지도부 후보 조기 지명 추진에 하원 의원 반대 서한

이러한 상황에서 DNC의 비대면 롤콜도 도마에 올랐다. DNC는 당초 대선후보를 다음 달 7일 이전까지 확정하도록 한 오하이오주 때문에 공식 후보 지명을 앞당기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하이오주에서도 투표용지 등록 문제가 해결된 데다 사퇴론까지 맞물리자,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기 전에 그를 후보로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정치학자 대니얼 슐로즈먼은 온라인 진보 매체 VOX에 "바이든 연합이 오하이오주를 언급하며 조기 후보 지명을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 지명을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한 덜 극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DNC에 보낼 후보 지명 반대 서한에 서명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 더힐, CBS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하원 의원들은 "앞으로 며칠 동안 불필요하고 전례 없는 비대면 롤콜을 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며 "대의원, 자원봉사자, 풀뿌리 조직자, 기부자, 일반 유권자 등 최악의 시기에 민주당의 사기와 단결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특별하고 전례 없는 조치에 대한 법적 정당성은 없으며, 사실상 지명 절차를 거의 한 달 앞당긴 것"이라며 "비대면 롤콜에는 정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당대회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롤콜이 아닌 비대면으로 롤콜을 진행하면 당의 단결력이 훼손될 수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당의 후보로 적절한지에 대한 현재 논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 서한에는 수잔 와일드(펜실베이니아), 마이크 퀴글리(일리노이), 제라드 허프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레빈(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서명할 예정이다. 현재 213명의 민주당 하원의원 중 최소 50명이 이 서한을 받아봤다고 CBS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콘티넨탈 클럽에서 열린 토론 시청 행사에서 사람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CNN 대선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이번 CNN TV토론은 대선 첫 토론이다. 2024.06.27/ ⓒ AFP=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CNN은 이 서한을 인용한 뒤 "이는 당이 바이든이 여전히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내 그룹 '횃불을 넘겨라(Pass the Torch)'는 "비대면 롤콜은 바이든 지명을 강행하기 위해 정당화되지 않은 추진"이라고 비난했다.

횃불을 넘겨라의 애런 레이건버그(로드아일랜드) 전 하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의회를 장악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무엇인가"라며 "논쟁을 억누르고 전례 없는 비대면 롤콜로 민주당 후보 변화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은 끔찍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프먼 의원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의원이 이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DNC)은 올바른 일을 해야 하고, 지명을 한 달이나 앞당기는 어리석은 아이디어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민주당 내 파벌 분열을 두고 CNN은 "치열한 토론으로 인해 민주당의 여러 진영 사이에 지저분하고 어울리지 않는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가장 신속한 방법으로 바이든의 지명을 추진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는다면 더 많은 분노와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