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은행, 금융배출량 축소 노력 미흡…관리지표 다양화 필요"

남주현 기자 2024. 7.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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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국내은행 금융배출량 비중(자료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최근 국내은행들의 금융배출량 감소세에 대해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영향으로 은행들의 감축 노력 결과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인 2018년 대비 40%를 이루더라도 은행들의 자체 설정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배출 집약도와 탄소 상쇄량 등으로 관리 지표를 다양화하고, 기업들의 녹색투자 유인을 제고하는 한편 기후 공시와 녹색 여신 취급 기준 표준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17일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연구팀 박상훈 과장과 김재윤 과장, 류기봉 조사역이다. 지속가능성장실은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위해 올해 2월 이창용 한은 총재 직속으로 신설된 부서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금융기관이 자금 공급을 통해 저탄소경제 전환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대출과 주식, 채권 매입 등 신용공급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2021년 이후 점차 축소돼 지난해는 1억5700만 톤으로 추정됐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에서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2.5%에서 21.9%로 하락했다.

하지만 저자들은 금융배출량 감소는 정부의 탈석탄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간접적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한 영향도 있어 은행들의 직접 감축 노력이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목표대로 업별 온실가스 감축이 실현될 경우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은 일정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은행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40%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배출량 감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국내은행들이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감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중심 여신구조,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등이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 제약 요인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대부분 의무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배출권거래제 혹은 목표관리제 적용대상 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유인이 적고, 친환경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여신이 많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은행이 차주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유도하고 금융배출량 감축 중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리지표 다양화, 녹색투자 유인 제고, 기후공시 및 녹색금융 표준화 등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제언한다.

공시된 금융배출량 목표와 실제 배출량이 크게 다를 경우 법적·평판리스크에 노출되거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로 경쟁력 저하에 직면할 소지가 있고, 공시목표 달성을 위해 단순히 신용공급 축소로 대응할 경우 오히려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관리 지표 다양화는 제조업 등에 대한 신용공급 축소 유인을 줄일 수 있도록 기존 금융배출량 외에 배출집약도, 탄소상쇄량 지표 등의 추가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탄소상쇄량은 차주의 온실가스 감축 기여 정도를 금융배출량에서 차감하거나 별도공시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녹색투자 유인 제고는 탄소 감축 유인이 적은 중견·중소기업의 녹색전환 활동에 대해 높은 투자세액 공제율을 적용하거나 배출권 거래 수익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뜻한다. 예컨대 중소기업이 상쇄배출권을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감축 실적 측정과 인증 절차 간소화가 있다.

또한 업종·기업규모별 공시 범위 및 시기를 조속히 확정하는 한편, 익스포저 유형별 탄소배출량 지표 및 산식 등을 표준화하고, 금융감독원의 녹색여신 관리지침 제정 및 환경부의 녹색분류체계 개정시 녹색대출 취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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