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온라인 살인예고’ 여전히 넘치는데… 통계·분석 손 뗀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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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흉기 난동과 살인예고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뒤 1년 가까이 흘렀지만, 경찰은 2개월여 특별치안활동 기간 이후엔 온라인상 흉악범죄 예고 사건을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 초까지 특별치안활동을 하면서 온라인상 흉악범죄 예고 글 집중 단속을 실시했지만 그 뒤론 관련 집계를 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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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신림역 흉기난동 이후
두달 집중관리 외엔 집계도 안해
낮은 처벌 수위에 근절 어려워
‘공중협박죄’ 신설·형량 높여야
지난해 7월부터 흉기 난동과 살인예고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뒤 1년 가까이 흘렀지만, 경찰은 2개월여 특별치안활동 기간 이후엔 온라인상 흉악범죄 예고 사건을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살인예고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 초까지 특별치안활동을 하면서 온라인상 흉악범죄 예고 글 집중 단속을 실시했지만 그 뒤론 관련 집계를 하고 있지 않다.
앞서 집중 단속 기간 중에는 약 2개월 동안 301건(298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집계가 이뤄지면서 검거자 중 19세 미만이 122명이라는 등 세부적인 분석도 가능했다. 그러나 해당 기간 이후론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다른 범죄들과 달리 증감 추이를 파악하거나 성별·연령대 등을 나눠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별치안활동 당시처럼 경찰력을 총동원한 체제를 상시적으로 유지하긴 어렵지만, 최근에도 온라인상 살인예고 등 흉악범죄 협박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관리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장 지난 15일에도 “칼 들고 복수하러 간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테러하겠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엔 축구 선수 손흥민과 황희찬, 유명 방송인 ‘침착맨’ 자녀 등을 겨냥한 살인예고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장애인 복지시설을 테러하겠다고 예고한 글 작성자도 추적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서울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며 “남녀 50명을 아무나 죽이겠다”는 글을 쓴 30대 남성이 검거됐다.
비교적 낮은 처벌 수위도 살인예고 글이 끊이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림역에서 특정 지역 출신 사람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 남성,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 모두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지난해 살인예고 글 형량을 높이기 위한 공중협박죄 신설이 논의됐지만 21대 국회에서 무산됐다.
경찰은 “수사 착수와 동시에 관련 게시글을 신속하게 검색·확인하고, 삭제·차단을 즉시 요청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최근에도 온라인 흉악범죄 예고 글이 잇따라 올라와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경찰은 이에 대한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는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살인예고 글은 대부분 허위지만 생명이 달린 문제라 무시할 수 없고, 경찰 자원의 낭비를 초래해 실제 긴급한 상황에 경찰이 투입되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다”며 “엄중한 관리와 처벌을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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