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는 선생님 5년새 '2배'…여전한 교권침해

유효송 기자 2024. 7.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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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 추모 기간 지하철 광고가 게시돼 있다/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오는 18일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1주기다. 20대 새내기 교사가 교내에서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학부모의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교권보호 관련 법과 제도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완료된 아동학대 중 85.6%가 불기소·불입건
교육부는 17일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 도입으로 아동학대 교원에 대한 불기소율이 증가하고, 교육활동 침해 보호자에 대한 조치가 강화됐다"며 '서이초 1주기, 교육활동 보호 관련 성과와 과제'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가 시행된 9개월(2023년 9월 25일~2024년 6월 30일) 동안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553건 중 387건(70%)에 대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387건 가운데 수사 결정이 완료된 것은 160건인데, 이 중 137건(85.6%)은 '불기소' 또는 '불입건' 종결됐다. 교육감 의견 제출 도입 전인 2022년과 도입 이후를 비교하면 불기소 비율은 17.9% 증가하고, 아동보호사건 처리 비율은 49.2% 감소했다.

특히 과거에는 학교장 요청 시 개최가 가능했던 교권보호위원회가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피해교원 요청 시에도 열릴 수 있게 됐고,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한 은폐·축소가 금지됐다. 교권보호위원회가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이후 약 3개월간 1364건이 개최됐는데, '조치없음'의 비율은 49%에서 10% 수준으로 감소하고, 교육활동 침해 보호자 등에 대한 조치 비율은 지난해 33.1%에서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79.1%로 크게 늘었다. 교육활동 침해 보호자에 대한 관할청의 고소·고발 건수도 2023년 총 11건에서 올 상반기까지 12건으로 늘어났다.

전국 32개소 설치가 완료된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적극적으로 찾는 교원도 많아졌다. 올 3월부터 6월까지 이용한 인원은 7만9901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이용자의 2.8배 정도의 규모다. 또 교육활동 관련 소송 시 변호사 등 법적 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교원배상책임보험 지원도 2022년 32건에서 올해 1~5월 239건으로 급증했다.
병가 휴직 3년새 9배 급증..상해폭행 피해도 여전히 많아
그럼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교권침해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실제 '교권보호위원회 심의 침해유형별 현황'을 따져보면 올해에만 벌써 1364건이 발생했다. 최근 5년 반동안(2019~2024년 상반기) 교육부에 신고된 교권 침해는 1만5577건으로 모욕·명예훼손이 7675건(49.3%)으로 가장 많았고, 교사 대상 상해폭행이 1667건(10.7%)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상해·폭행은 503건으로 2019년(248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대부분 교육활동 침해는 학생이 일으켰다. 201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1만5577건의 교권침해 사례 중 1만4362건(92.2%)이 학생, 1215건(7.8%)이 학부모가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침해 형태가 다양하고 심각해지면서 피해교사의 병가와 휴직도 급증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3년 교권침해 피해교원 조치 현황' 에 따르면 최근 4 년간 연가·특별휴가·병가·전보·휴직자는 총 5713 건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415건이던 게 지난해에는 2965건으로 3년새 7 배 증가했다. 특히 최근 4 년간 병가·휴직자는 1760 건으로 3 년새 9배나 늘어났다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년간 교권보호 5법 개정 등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왔다"며 "선생님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활동에 전념할 있도록 추가적인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교육 3주체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모두가 행복하고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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