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바다된 파주…"차를 운전하는데 수상스키 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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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지하철 지연된다고 해서 버스 탔는데 도로도 침수되고 통제돼 출근하는 데만 3시간 걸렸네요."
17일 오전 경기 북부 지역에 큰비가 내린 탓에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지하철이 멈추면서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출근길 혼잡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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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파주=연합뉴스) 노승혁 임병식 심민규 기자 = "폭우로 지하철 지연된다고 해서 버스 탔는데 도로도 침수되고 통제돼 출근하는 데만 3시간 걸렸네요."
17일 오전 경기 북부 지역에 큰비가 내린 탓에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지하철이 멈추면서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출근길 혼잡에 시달려야 했다.
의정부시 녹양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정 모 씨는 평소처럼 오전 7시 40분께 녹양역에 도착했지만 지하철은 오지 않았다.
집중호우로 인해 1호선 전동열차는 운행 대기 상태였으며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시기를 바랍니다'는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정 씨는 역 앞에서 20분을 기다린 끝에 버스를 탔지만 동두천시와 양주시에서 이미 탑승한 사람들로 버스 안은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했다.
버스를 탄 뒤 회사로 향하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장대비가 내리쏟아지며 앞이 안 보일 정도였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일부 구간은 통제되면서 버스는 '거북이걸음'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정 씨는 "버스 문도 안 닫힐 정도로 많은 사람이 탔다"며 "서울 종로구로 출근하는 데 보통 1시간 걸렸는데 오늘은 3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말 세 차례나 물난리를 겪었던 파주시 문산읍 주민들도 아침부터 날벼락을 맞았다.
오전 7시 30분께 자유로 당동IC 램프 구간의 도로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로 아수라장이 됐다.
차량이 통과하기 위험한 상황이 되자 경찰은 도로를 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켰다.
이미 IC로 진입한 차들은 후진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극심한 교통 혼잡이 벌어졌다.
문산 2리에 거주하는 조 모(50) 씨는 "출근을 위해 일어나보니 창밖에 비가 무섭게 내려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면서 "차를 몰고 도로에 들어섰는데 마치 수상스키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고 당시 아득했던 상황을 전했다.
파주시의 다른 주요 도로도 마찬가지였다.
운천역 인근 1번 국도 역시 일부가 침수됐고, 경의선은 선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자유로를 이용해 일산에서 문산 당동리에 출근하던 직장인 허성환(48) 씨는 "파주 탄현면을 지나 자유로 낙하IC로 들어서는데 2개 차로가 물에 잠겨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운행을 했다"고 말했다.
파주시 임진각 인근 저지대 구간도 침수돼 파주 지역 안보 관광이 취소됐다.
매표소에는 '금일 폭우로 인해 평화관광이 중단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현재 경기 북부 10개 시·군 전역에는 호우특보가 발효 중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파주·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예상되는 강수량은 오는 18일까지 60∼120㎜이며, 지역에 따라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전했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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