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먹으며 8억 모았는데…"엔저 때문에 무의미" 한탄

이지현 기자 2024. 7. 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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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식단'을 먹으며 8억원 넘는 돈을 모은 40대 일본 남성이 최근 ″무의미한 인생이었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X캡처〉
'자린고비 식단'을 먹으며 8억원 넘는 돈을 모은 40대 일본 남성이 최근 "무의미한 인생이었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 남성은 지난달 28일 X(옛 트위터)에 "이대로 엔저가 계속되면 파이어족(경제적 자유를 얻어 일찍 은퇴하는 사람들)은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21년 동안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지, 정말 무의미한 인생이었다"며 "비참하다"고 했습니다.

이 게시물은 오늘(17일) 오전 기준 88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일본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남성에게 "그래도 의미 있는 삶의 방식 아닌가. 걱정하지 마라", "모아둔 돈이 있으니 그래도 여유롭지 않느냐"며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21년에 걸쳐 쓰레기 화폐를 모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유 있다고 생각했던 돈이 쓰레기가 됐기 때문에 계속 일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우울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해 45세 나이에 약 9300만엔(약 8억 1100만원)을 모아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20대 중반 일을 시작한 뒤부터 생활비를 아끼며 저축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주식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월급을 아껴 저축하는 방법으로 돈을 모아왔습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차린 '자린고비 식단' 사진을 게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쌀밥과 건더기 없는 된장국을 먹는 날도 있었고, 두부나 고구마로만 한 끼를 때우기도 했습니다. 남성이 '호화식'을 먹는다고 한 날에는 밥과 계란프라이 2장, 작은 소시지 3개와 김이 식탁에 올라왔습니다.

알뜰하게 생활하며 큰돈을 모은 남성이 1년 만에 한탄의 글을 올린 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엔저 현상 때문입니다.

최근 엔화 가치는 1986년 12월 이후 37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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