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두산밥캣 개편에 커지는 비판…“주주보다 그룹 이익”

최우리 기자 2024. 7. 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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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이어 경제개혁연대도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안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놨다.

이어 "사외이사들은 독립이사로서 회사와 주주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하기보다는 그룹에서 하달한 방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두산로보틱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분할합병-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철회하고, 지분 직접 인수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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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비판 논평
두산그룹 본사. 두산그룹 누리집 갈무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이어 경제개혁연대도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안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놨다. 두산은 지난 11일 소형건설기계를 만드는 ‘알짜’ 계열사 두산밥캣을 덩치가 훨씬 작은 적자 회사 두산로보틱스에 편입시키는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일반 주주보다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그룹의 이익을 우선으로 두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7일 ‘두산 사업구조 재편, 일반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경제개혁연대는 “분할합병 비율과 주식교환 비율의 적정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이사회가 선택한 지배권 이전 방식(분할 합병과 포괄적 주식교환)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두 회사의 이사회가 (이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일반 주주 이익보다 그룹의 이익을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매각 필요성보다 두산로보틱스의 두산밥캣 인수 필요성이 더 큰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일반주주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지배권 이전 방식은 가격 협상을 통해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직접 매각하는 방식인데 이를 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는 두산로보틱스에게 두산밥캣 주식을 직접 인수할 것을 요구했어야 하며, 두산밥캣 이사회는 주식 교환이 아닌 공개매수의 방법을 통해 두산밥캣 잔여 지분을 매입할 것을 요구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해야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지분을 시장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고, 두산밥캣 일반주주들은 시장가격보다 높은 공개매수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다고 짚었다.

경제개혁연대는 “두 회사의 이사회는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일반주주의 이익보다는 그룹의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외이사들은 독립이사로서 회사와 주주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하기보다는 그룹에서 하달한 방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두산로보틱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분할합병-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철회하고, 지분 직접 인수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경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주요 안건에서 지배주주의 행위를 근본적으로 바꿀만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22대 국회에서 소수주주의 과반결의제 도입 등의 주주 중심 거버넌스 전환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두산그룹은 사업구조를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존속법인)와 신설 투자법인으로 인적분할하고 신설투자법인이 두산밥캣의 지분을 소유하도록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신설투자법인과 합병하고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주주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을 완전 자회사로 두는 사업구조 재편안에 대해 각 회사 이사회에서 통과했다고 밝혔다. 9월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된다면 두산에너빌리티가 46.06%의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의 간접지분은 13.8%에서 42%로 오른다.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두산의 지분은 68%에서 42%로 줄어든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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