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등, 트럼프 피격이 이유의 전부인가[엠블록레터]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사건은 뭐니뭐니 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의 피격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14일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열린 대선 유세 집회에서 연설을 하다가 총격을 당해 총알이 오른쪽 귀를 관통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주요 언론은 일제히 속보를 타전했으며 전세계의 이목이 해당 사건에 집중됐습니다.
놀라운 것은 피격당한 트럼프의 대응입니다. 그는 피격 직후 안전이 확인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싸우자”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집결을 유도했습니다. 이 모습은 현장에 자리한 사진 기자에 의해 생생하게 박제돼 전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트럼프는 이달 25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내슈빌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4에 참석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4는 연사진이 꽤 화려한데요. 매년 등장하는 단골 인사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창업자인 마이클 세일러,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 정치가인 로버트 프란시스 케네디 주니어 뿐 아니라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 그리고 정보 감시에 대한 비판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상징적인 인물인 에드워드 스노든도 참석합니다. 트럼프는 이번 피격으로 참석이 한때 불투명해졌는데 부상에도 불구하고 참석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연사 참여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당초 트럼프가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낼 때 업계에서는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일시적인 러브콜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습니다. 당시 트럼프 진영이 기부금 부족으로 허덕일 때이기도 했거든요. 그러나 이후 우호적인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하고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4에도 연사로 참석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상자산 진영에서 점차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컨퍼런스 개최지인 내슈빌이 위치한 테네시주가 공화당 우세 지역이어서 트럼프가 유세를 위해 굳이 방문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도 긍정 평가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장입니다. 지난 5월말 ETF 출시의 팔부 능선을 넘는 승인이 이뤄졌고 이달 말 실제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또다시 가상자산 시장에 전통 금융권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대체, 대안 목적의 투자 자산으로서의 의미가 컸다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 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위험 자산으로서의 의미가 큽니다. 따라서 이같은 취지에 부합하는 전통 금융권의 위험 자산 투자금이 수십억, 또는 수백억 달러 규모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ETF가 큰 규모의 자금 유입을 이뤄낸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좀 더 달아오를 것입니다.
이처럼 현재는 시장 내부의 단기, 장기 방향성이 일제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상승으로 모이고 있지만 거시 경제의 영향력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최근 미국 경제 지표들은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치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 더 짙어졌다고 볼 수 있죠. 거시경제 방향성이 시장의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높아진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 돌다리를 좀 더 신중하게 두드려야 할 때입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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