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논란에도 페달 블랙박스 반대하는 자동차 회사…장비설치 적극 유도를 [필동정담]

심윤희 기자(allegory@mk.co.kr) 2024. 7. 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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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도요타 차량이 급가속으로 달리면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세게 밟은 정황이 드러나 운전자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EDR 조사 결과는 모두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혹시 모를 급발진 사고에 대비해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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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도요타 차량이 급가속으로 달리면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자제어장비 결함이나 전자파 간섭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가속페달이 바닥매트에 끼어 있어 발을 떼도 눌려 있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급발진 의심사고는 세계 각국에서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는 236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급발진 입증 책임이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있어 입증이 쉽지 않다 보니 소비자와 제조사 간 책임 공방을 벌이는 일이 적지 않다.

급발진·오조작 논란에 ‘페달 블랙박스’ 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연합뉴스>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오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세게 밟은 정황이 드러나 운전자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급발진 의심 사고 시 주요 증거로 삼는 것이 EDR이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EDR 조사 결과는 모두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나온다. EDR 기록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혹시 모를 급발진 사고에 대비해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페달 블랙박스는 액셀, 브레이크 등 운전석 하단의 페달을 녹화하는 장치다.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급발진 주장 사고를 분석한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 장치가 더 주목받고 있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운전자 주장과 달리 액셀을 6차례나 밟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 확실히 포착됐기 때문이다.

시청역 사고 이후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했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난색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만큼 원인과 책임을 가릴 수 있도록 장비 설치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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