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현대' 재건축 부담금 넉달 만에 부과 착수…조합은 반발

유영규 기자 2024. 7. 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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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사업 전 과거 반포 현대 아파트 모습

넉 달 가까이 표류하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이하 재초환) 부담금 부과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오늘(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지난 16일자로 서초구 반포 현대(현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이달 말까지 재건축 부담금 부과를 위한 공사비·조합사업비 변동 내역 등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1주택자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의 개정 재초환법은 지난 3월 27일 시행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준공이 끝난 단지는 시행일로부터 5개월 내인 다음 달 말까지 지방자치단체는 최종 부담금을 산정해 조합에 통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간 재건축 조합들의 감사원 감사 청구와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4개월 가까이 부과 절차가 중단됐습니다.

앞서 재건축 조합들의 모임인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전재연)는 지난달 초 전국 21개 지자체에 재건축 부담금 결정·부과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서초구는 그러나 법에서 정한 부과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더 이상 부담금 산정 절차를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조합에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서초구는 이달 말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거부 기간에 따라 부담금 부과액의 일정액을 과태료로 부과하고, 과거 조합이 제출했던 공사비 등 경비 내역을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부담금 감면 대상인 1가구 1주택자 명단은 조합이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구청이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조합 측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포 현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부담금 산정에 필요한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상승률은 현 정부가 제기한 통계조작 의혹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고, 국회에는 재초환 폐지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부과를 강행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조만간 대의원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초구가 부과 절차를 시작함에 따라 법 개정으로 부과를 중단했던 다른 지자체들도 개정 법에 따른 부과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초환 부담금 대상 단지 중 현재 입주가 끝나 부담금 재산정을 해야 할 곳은 전국적으로 36개 단지, 약 1만 가구에 달합니다.

이중 반포 현대를 비롯해 부산 대연4구역, 대구 대명역골안 등 16개 단지는 종전 법 기준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부담금이 통지된 곳입니다.

재건축 조합들은 재초환법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재연 관계자는 "부담액을 줄인 개정 법을 적용해도 서울뿐 아니라 대구, 부산, 대전, 수원 등 지방과 수도권에서도 작게는 천만 원, 많게는 억 원대의 재건축 부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사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조합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재초환법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토부도 저조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초환이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법안 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야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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