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가 기다렸던 '핫스타', '개인 4강' 정수빈, 팀리그서도 훨훨 날았다

안호근 기자 2024. 7. 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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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정수빈. /사진=PBA 투어 제공
정수빈(25·NH농협카드 그린포스)이 개인 투어에 이어 PBA 팀리그에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수빈은 1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4~2025' 1라운드 2일차에서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전에서 6세트에 출전해 김세연을 9-7로 잡아내 팀의 4-2 승리를 안겼다.

이로써 NH농협카드는 2승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기세를 올 시즌 초반부터 이어갔다.

NH농협카드는 경기 첫 세트(남자복식)에 마민껌(베트남)-김현우1이 나섰으나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로빈슨 모랄레스(스페인)에 9-11(9이닝)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곧바로 2세트(여자복식)서 '여복 최강' 김보미-김민아가 이신영-김세연을 9:5(5이닝)로 제압하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NH농협카드는 조재호가 3세트(남자단식)서 팔라손을 상대로 4이닝만에 3-15로 패배했으나 곧바로 4세트(혼합복식)서 김민아와 호흡을 맞춰 모랄레스-차유람 조합을 9-7(10이닝)로 돌려세우며 세트스코어 2-2로 따라붙었다.

NH농협카드 정수빈이 16일 휴온스전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이어 5세트서는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가 이상대를 11-4(5이닝)로 꺾고 분위기를 뒤집었다.

끝내기 찬스에서 정수빈이 나섰다. 첫 경기에 팀이 크라운해태 라온에 4-0 완승을 거두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정수빈은 이날 PBA 팀리그에 첫 출전했다. 상대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세연. 초구를 놓치며 시작한 정수빈은 침착히 한 점을 내더니 3뱅크샷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세연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단숨에 연속 득점을 하며 3-7로 달아났다. 원뱅크샷으로 2점을 낸 정수빈은 난구를 잘 풀이하며 완벽한 스리 뱅크샷으로 단숨에 매치 포인트에 안착했다.

김세연이 원뱅크샷으로 끝내기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무산됐고 정수빈은 침착히 마무리에 성공한 뒤 팀원들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긴장되는 순간에서 나선 팀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팀원들의 신뢰를 얻었다.

숙명여대 출신 미모의 재원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당구장 알바로 나서며 큐를 잡게된 정수빈은 빠르게 성장해 2022~2023시즌 PBA 투어에 데뷔했다. 그해 16강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지난 시즌엔 32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실력보다는 외모로 더 주목을 받았지만 올 시즌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이달 열린 개인 투어 2차전 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에서 64강부터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을 제압했고 8강에선 또 다른 우승자 출신 김예은(웰컴저축은행)마저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선 우승자 김상아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히 각인시킨 대회였다.

경기를 마무리 지은 정수빈(왼쪽)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이로 인해 NH농협카드에 신규 선수로 영입된 정수빈의 활용도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NH농협카드는 김민아와 김보미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들을 여성 선수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PBA 팀리그 미디어데이에 나선 주장 조재호는 "경기 전에 단체 대화방에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워크샵도 다녀왔다. 정수빈이 개인투어에서 4강까지 갈 줄 몰랐다. 팀리그 활용에 관한 고민을 싹없애줬다. 여자 선수 셋을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맏언니 김민아도 "여자 선수가 선수명단에 3명이나 오른 것은 처음이다. 처음에는 우승을 위해 정수빈 선수에게는 제한적인 기회만 줘야 하나 고민했다"면서도 "오히려 우리는 개인투어에서 못했고 막둥이 정수빈 선수가 일을 내줬다. 리더인 조재호 선수가 출전명단을 꾸리는데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굉장히 듬직한 막둥이가 들어온 것 같아서 굉장히 기분 좋다"고 전했다.

PBA 팀리그는 여성 선수들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7전 4선승으로 매 경기가 치러지는데 2세트 여자 복식, 4세트 혼합 복식과 6세트 단식에서 여성 선수가 활약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지극히 활약이 제한적이거나 벤치만 지키는 일도 종종 벌어지곤 한다.

어찌보면 4강에 진출하기 전까지 NH농협카드는 그런 경우까지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걱정을 날려버리게 됐다. 김민아, 김보미라는 카드를 두고 정수빈을 단식 경기에 내보냈다는 건 그만큼 정수빈의 경기력이 물이 올랐고 팀 내에서도 확실한 신임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연승을 달린 NH농협카드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웰컴저축은행 신입생 김도경도 데뷔전 승리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도경은 크라운해태와 세트스코어 1-0으로 앞서던 2세트 여자복식서 김예은과 호흡을 맞춰 백민주-임정숙을 9-6(10이닝)으로 제압,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웰컴은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2-3 패배 위기에 몰렸으나, 6세트서 최혜미가 백민주를 9-4(5이닝), 7세트서는 서현민이 오태준을 11-8(8이닝)로 꺾고 4:2 짜릿한 재역전 승리를 맛봤다.

이밖에 다른 경기서는 SK렌터카와 하이원리조트가 개막 첫 승을 신고했다. SK렌터카는 에디 레펀스(벨기에), 히다 오리에(일본)의 2승 활약에 힘입어 에스와이를 세트스코어 4-1로 꺾었고, 하이원리조트는 우리금융캐피탈을 상대로 륏피 체네트(튀르키예)-이미래의 2승으로 4-2 승리했다.

개막 라운드(1라운드) 3일 차인 17일에는 오후 12시 30분 하나카드-에스와이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3시 30분 휴온스-웰컴저축은행, 6시 30분 SK렌터카-하이원리조트, 9시 30분 크라운해태와 우리금융캐피탈 경기로 이어진다. NH농협카드는 하루 쉬어 간다.

웰컴저축은행 김도경(왼쪽에서 4번째)이 16일 혼합복식에서 승리한 김예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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