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U-21 대표 거절' 김판곤 감독, 감독대행만 3차례 악몽 잊을까
[OSEN=우충원 기자] 김판곤 감독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판곤 감독은 1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는 "김판곤 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즉각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다툭 위라 모드 유소프 FAM 부회장은 "알다시피 김판곤 감독은 계약기간을 단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몇 차례 더 회의가 이어졌고, 우리는 그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상호 동의로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슬픈 소식이다.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2023 아시안컵 본선으로 이끌었고, 그와 함께한 2년 반 동안 우리의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도 끌어올렸다. 매우 슬프다"라고 덧붙였다.
김판곤 감독도 직접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오늘 난 개인적인 일로 인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모든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사과드린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내가 2022년 2월에 도착한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내 인생에서 정말 특별하고 멋진 여정을 선물해줬다"라고 말했다.
김판곤 감독은 "2022년 6월 말레이시아가 43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는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후 FIFA 랭킹 130위에 올랐으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에서 FIFA 랭킹 22위 대한민국과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말레이시아 축구의 자부심을 보여줬다"라고 추억을 되돌아봤다.
끝으로 김판곤 감독은 "안타깝게도 우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진출 자격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3승 1무 2패로 승점 10점을 획득하며 말레이시아 축구의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는 기반과 추진력을 마련했다"라며 "나와 대표팀을 응원해 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 바람은 말레이시아가 2회 연속 아시안컵에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난 이제 '반 말레이시아인'으로서 어딜 가든 말레이시아를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에서 김판곤 감독은 지도자로 성공하지 못했다. 부산 시절 3차례 감독대행만 맡아 아쉬움이 컸던 김 감독은 홍콩으로 떠나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국내로 돌아와 경남 코치를 역임했지만 큰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그 후 김판곤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에 합류했다.
지도자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김판곤 감독은 중국 진출을 원했지만 결국 말레이시아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성공이었다.
지난 2022년 1월 말레이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반 동안 여러 성과를 일궈냈다. 2022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 4강에 진출했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무대도 밟았다. 말레이시아가 자력으로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건 무려 43년 만이었다.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는 아시안컵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먼저 2패를 떠안으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지만, 최종전에서 큰 전력 차를 자랑하는 한국과 3-3 무승부를 거두며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아쉽게 대회를 마친 김판곤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었다. 선수들에게 '이런 압박감에 대해, 좋은 대회에서 많은 걸 느껴보라'고 했다"라며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을 64년 동안 기다렸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40년이다. 16강에 가는 것은 감사하지만, 우리는 더 시간이 필요하고, 다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김판곤호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탈락하며 압박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D조에서 3승 1무 2패를 기록하고도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다른 조였다면 충분히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성적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결과였다.
말레이시아와 작별한 김판곤 감독의 울산 부임설도 등장했다. 선수 시절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현대 호랑이에서 뛰었던 그가 감독으로서 친정팀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울산은 홍명보 감독을 한국 축구대표팀에 내주면서 수장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광주전을 끝으로 홍명보 감독과 동행을 마쳤고, 빠르게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마침 말레이시아 대표팀에서 사퇴 이야기가 나오던 김판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정했다는 것.
김광국 울산 단장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은 어느 특정 감독님을 언급하기엔 적당하지 않다. 신임 감독을 선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계속 (후보) 리스트를 줄여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국내 복귀를 앞두고 중국에서 관심을 받았다. 중국 축구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21세 이하 대표팀 제안을 받은 김 감독은 조건이 맞지 않아 수락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슈퍼리그 복수의 팀을 원했지만 다른 감독들을 선임했다"라고 전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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