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에서 ‘스마트폰 덜쓰기’ 캠페인에 나선 이유는

배문규 기자 2024. 7. 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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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직원이 팝업 부스에서 ‘몰입의 순간에 접속해’ 캠페인 이벤트로 제공하는 ‘스톨프 폰 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M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덜 쓰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역발상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 상승을 노리는 홍보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플랫폼 ‘너겟’에서 MZ세대 고객들의 올바른 디지털 습관을 권장하는 브랜드 캠페인 ‘몰입의 순간에 접속해’를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너겟은 무약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선납형 요금 기반의 통신 플랫폼이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2만원대 5G 요금제인 ‘너겟 5G 6G 26(월 2만6000원, 데이터 6GB)’ 등 18종의 5G 요금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몰입의 순간에 접속해’ 캠페인은 자신의 일상에 맞춰 스마트폰과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스마트폰 과의존을 방지하라는 내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난 3월 발표한 ‘2023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선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23.1%로 파악됐다. 연령별로는 청소년(만10~19세)이 40.1%, 만20~59세 성인이 22.7%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짧은 영상)’ 이용자 중 23%가 이용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는 신규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너겟 5G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통신 신호를 차단하는 ‘스톨프 폰 박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박스는 스마트폰을 넣으면 통신 신호를 차단해 삶의 균형을 찾도록 돕는 굿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6~14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LG전자 라이프집 팝업에 참여해 너겟의 신규 캠페인을 알렸다. 다음달부터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도 댓글 챌린지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야 수익에 도움이 될 텐데, LG유플러스는 ‘디지털 디톡스’를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이러한 브랜드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덜 사라’고 말하는 ‘디마케팅(de-marketing)’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시도다.

이를테면 프랑스 맥도날드는 ‘어린이들은 1주일에 한 번만 맥도날드에 오세요’라는 광고를 진행했다. 패스트푸드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비판에 대응해 소비자 건강을 생각하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결과적으로 매출이 되려 늘어나는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분유 시장에서도 네슬레가 모유의 우수성을 알리며 생후 2~3개월까지는 모유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모유 수유가 힘들다면 모유와 유사한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라는 의도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MZ세대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의미를 담았다”면서 “너겟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통신 라이프 플랫폼이자 감각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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