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순항기에 왜 갑자기?…미국, 한국계 대북 전문가 기소 파장
유영규 기자 2024. 7. 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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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와는 별개로 단순 '법 집행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미국 국적을 가진 전현직 미국 공무원이 '모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엄정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 미국 국적자인 수미 테리 박사에 대해 한미관계 등에 대한 정무적 고려 없이 수사 및 기소가 진행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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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된 미국 내 대북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 중 한 명인 수미 테리 박사가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한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형사기소됨에 따라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관 출신인 그는 미국외교협회(CFR) 등 싱크탱크에 몸담으면서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반도 문제 관련 각종 세미나에 패널로 단골 출연하고, 방송 논평가로도 나서며 왕성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북한 주민의 험난한 탈북 과정을 다뤄 국제적으로 호평받은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비공개'를 전제로 미국 정부 당국자로부터 받은 정보를 한국 정보 당국과 공유하고, 한미 정부 관계자들 간의 미팅을 주선하는 등 활동을 하면서 한국 정부 측으로부터 저녁 식사와 명품 핸드백 등을 대가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미 테리 박사의 변호인은 그에 대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윤석열 정부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사이에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공조 강화, 경제안보 협력 강화 등으로 한미관계가 순항하고 있는 시기에 불거진 이번 사안은 워싱턴의 한반도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소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수사 당국은 한국 정보기관이 이번 사안에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 한미간의 원활한 정보 교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어 보입니다.
한미관계와는 별개로 단순 '법 집행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미국 국적을 가진 전현직 미국 공무원이 '모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엄정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 미국 국적자인 수미 테리 박사에 대해 한미관계 등에 대한 정무적 고려 없이 수사 및 기소가 진행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이번 사건은 미 해군정보국 컴퓨터 분석관으로 일하던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로버트 김 씨는 해군정보국에서 일하던 시기에 미국 정부기밀을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를 통해 한국 정부에 넘긴 혐의로 1996년 체포된 뒤 간첩죄로 기소돼 징역 9년에 보호감찰 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반면 수미 테리 박사는 현직 공무원이 아닌 만큼 현직에 있으면서 정보를 유출한 사례와는 결이 다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는 싱크탱크에서 일하기 전까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CIA를 포함한 미국 정부 기관에서 근무한 전직 공무원입니다.
법원 서류에도 적시돼 있듯, 대북 전문가로서 미국 외교 당국자로부터 비공개를 전제로 입수한 정보를 한국 측에 제공한 것 등이 위법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직을 떠난 지 10년 이상 경과한 그가 정부 기밀을 상시적으로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미관계 소식통은 16일 "일차적으로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은 채 외국 정부를 돕는 행위를 한 데 대한 단속 차원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기소 단계인 만큼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변론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중대 이슈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 한국이 각각 또는 공동으로 정책을 만들고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 양국 간 정보 교류 및 현안분석에 있어 가교 역할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일로 다른 전문가들의 활동도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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