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도 장사 접었어요”…‘사업 부진 탓’ 폐업 100만명 육박 [뉴스+]

김기환 2024. 7. 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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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역대 최대인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 부진 외에 폐업 사유로는 기타(45만1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685건)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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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내수 부진 여파
2023년 폐업 신고 사업자 98만6487명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역대 최대인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고용원 없는 영세 사업자 중심으로 자영업자가 2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내수 부진 여파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작년 폐업자 100만 육박 ‘역대 최대’…‘사업부진 탓’ 19%↑

17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86만7292명)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것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다.

지난달 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생선가게 앞에 폐업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폐업자 수는 2020∼2022년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0만명 턱밑까지 수직 상승했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사업 부진 외에 폐업 사유로는 기타(45만1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68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폐업 신고 증가세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내수 부진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위기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사업 부진에 따른 폐업 행진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해소할 만큼의 충분한 매출 회복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여 폐업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폐업 후 일자리 못 찾는 자영업자들

사업 부진 등에 따라 장사를 접은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들이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을 떠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사람들도 늘어났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는 91만8000명이었다. 1년 전 같은 기간 85만9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9% 증가했다.

상반기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이하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은 월평균 2만6000명이었다. 1년 전(2만1000명)과 비교하면 23.1%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율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더 높다.

폐업하고 구직 활동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사업을 접은 후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이하 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은 월평균 26만8000명이었다. 지난해(25만3000명)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0% 증가했다.

생계형 소상공인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한국 자영업의 구조적 특성도 자영업자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꼽힌다.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난 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은 만큼, 사업을 접은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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