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부 `AI 저작권 해법` 함께 묻고 찾는다
AI 저작권 규범 선도, 음반제작자 보상금 첫 논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중국 국가판권국과 함께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2024 한·중 저작권 정부 간 회의 및 포럼’을 열어 인공지능(AI) 환경에서의 양국 간 저작권 정책과 음악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문체부와 중국 국가판권국은 2006년 ‘저작권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 후 매년 양국을 오가며 한중 저작권 교류 행사를 15년 이상 지속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강조한 ‘상호존중과 공동이익의 추구’를 기반으로 건강한 저작권 생태계 조성을 위해 양국의 민관 저작권 협력망을 더욱 강화한다.
행사 첫날 열린 ‘제16차 한중 저작권 국장급 정부 간 회의’(중국 측 수석대표: 판권관리국 왕즈청 국장)에서는 △저작권 법제 동향 △저작권 침해 대응 △저작권 집중관리 △기타 협력과제 등 4개 의제를 다뤘다.
첫 의제 저작권 법제 분야에서는 생성형 AI가 촉발하는 여러 저작권 현안에 대한 양국 정부의 최신 대응 노력을 집중 논의했다. 중국 측은 AI와 저작권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 측의 선제 대응과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 정책안을 발표하려면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앞으로도 생성형 AI 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고 국제사회에서 AI 저작권 규범을 선도하는 데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대응을 위한 양국의 상호협력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우리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작년 7월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K(케이)-콘텐츠 불법유통 근절대책’ 관련 후속 조치를 소개했다. 중국 측은 K-콘텐츠를 포함한 중국 내 저작물 불법유통에 대한 국가판권국 중심의 상시 단속을 설명했다. 이에 우리 측은 그동안 K-콘텐츠의 불법유통에 대한 중국 측의 노력과 성과에 감사를 표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과 공조수사 협력이 계속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중국이 새롭게 도입하려는 음반 제작자에 대한 보상금 제도였다. 중국 측은 음반에 녹음된 음악의 송신(네트워크전송)에 대한 음반 제작자의 보상청구권을 2020년 개정 ‘저작권법’에 신설해 현재 구체적 시행을 위한 조례(하위법령)를 제정 중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관련 운영 제도와 경험을 많이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에 우리 정부 측은 한국의 개략적인 보상금 관리 체계를 설명하고 중국에 효율적이고 선진적인 음반 제작자 보상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기술적이고 세부적 정보와 비법(노하우)을 중국 측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양국은 2025년 저작권 분야 교류 협력 20주년을 맞아 더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저작권 교류 협력의 새로운 체계(모멘텀)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변화하는 저작권 환경과 정책 수요를 반영해 ‘개정 저작권 교류협력협정’(MOU)을 내년에 체결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양국 음악업계가 참석하는 ‘민간 교류회’도 별도로 열렸다. 이날 교류회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중국음악저작권협회, 중국음상저작권집단관리협회 등 양국 음악저작권신탁관리단체와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니뮤직, 텐센트뮤직, 넷이즈뮤직 등 양국 기업이 모여 지식재산권(IP) 중심의 협력을 도모했다. 음반보상금 수령단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중국음상저작권집체관리협회와 교류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징수를 위한 방안도 모색했다.
이후 열린 ‘제18회 한중 저작권 포럼’에서는 양국 정부와 학계 관계자, 음악저작권신탁단체, 음악업계 회사가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정책과 음악산업’을 주제로 최신 동향과 쟁점을 살펴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향미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지난 5월 4년 만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으로 한국과 중국의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 행사를 통해 저작권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망을 더욱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우리 제도를 공유하고 논의를 지속해 양국에서 저작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는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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