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도 신축만 찾아…“새 아파트 매물은 예약해야 간신히 집구경”
10년이하 준신축이 25% 차지
가격 상승도 새아파트가 주도
올 15년 미만 1.4% 상승할 때
더 오래된 집은 1%도 안올라
재초환·분상제 규제 완화해야
도심 공급 원활하게 이뤄져
서울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특히 신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거래량과 가격 모두 신축급 아파트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하면서 신축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매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거래량이 급증한 5~6월 총 1만1184건의 매매거래 중 2015년 이후 준공한 입주 10년차 이하 아파트는 1781건으로 전체의 24.9%를 차지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4건 중 한 건은 10년 이하의 준신축이었던 셈이다.
연초와 비교해도 신축 구매 비중이 급증했다.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0년차 이하 아파트 비중은 18.7%였다. 불과 넉 달 만에 신축 비중이 6.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해도 신축 선호 현상은 두드러진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2020년 6~7월이었다. 두달간 2만7571건 거래됐는데, 당시 입주 10년차 이하 아파트(2011년도 이후 입주) 는 4438건(16.1%)에 불과했다. 당시보다 현재 8.8%포인트 늘었다.
비슷한 입지라도 건축연한에 따라 거래량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마포구 창전동 ‘창전래미안(1998년 준공)’과 인근 ‘신촌숲아이파크(2019년 준공)’는 약 1000가구 안팎의 비슷한 규모지만 최근 거래량(5월 이후)은 창전래미안이 7건, 신촌숲아이파크가 17건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신축 선호가 짙어진 것은 공급 절벽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진 탓이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해, 도심 정비사업이 지연되면서 신축 희소성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1~5월) 서울 주택 인허가 건수는 1만530건으로 전년동기(1만6357) 대비 35.6% 감소했다. 재작년 같은 기간(1만9172건)의 ‘반토막’ 수준이다.
신축 아파트 구매 행렬은 특히 강동구에서 뚜렷하다.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입주 6년 차(2019년 9월 준공·4932가구) 아파트 ‘고덕 그라시움’은 5~6월에만 무려 90건이 손바뀜됐다. ‘래미안 힐스테이트 고덕(2016년 준공·3858가구)’은 56건, ‘고덕 아르테온(2020년 준공)’은 55건 거래됐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하도 집 보려는 이들이 많아 세입자들이 전화를 받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가격도 신축 위주로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준공 15년차 기준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갈린다. 준공 15년 이하 아파트는 올해 들어 1.4% 이상 오른 반면, 15년을 초과한 아파트는 1%도 채 오르지 않았다.
2016년 준공돼 입주 9년차인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1976가구)’는 전용 59㎡가 연초 14억원대에 거래되다 최근 16억원을 넘어섰다. 이 아파트가 반년 만에 2억원가량 오르는 동안, 인근 입주 24년차인 금호대우아파트(1181가구)는 전용 84㎡(12층)가 연초 13억원에서 최근 13억4000만원으로 4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강남권에서 15년 이하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이미 전고점을 돌파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의 6월 매매가격지수는 106.1로, 전고점인 2022년 1월(105.6)을 넘어섰다. 실제 송파구 송파동의 입주 14년차 ‘래미안송파파인탑(794가구)’ 전용 84㎡는 최근 18억7000만원에 팔려 기존 최고가(2021년)인 17억6500만원을 1억원 이상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정비사업을 정상화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정경진 밸로맵 시장분석팀장은 “현 부동산 시장은 공급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분양가상한제 완화 등 규제를 완화해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철 유안타증권 수석부동산컨설턴트는 “수급 불균형이 심한 서울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현 시점에선 공사가 중단되는 단지들의 원만한 사업 진행을 위해 갈등 현장 지원책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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