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주호 "배영 최초 올림픽 결승 진출 목표…기대해주세요"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배영 간판' 이주호(29·서귀포시청)는 세 번 연속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배영 200m 준결승에 진출한 뒤 네 번째 도전에서는 결승 무대에 섰다.
다음 목표는 한국 수영 선수 최초의 '올림픽 배영 결승 진출'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고자 16일 프랑스 파리로 떠난 이주호는 출국장으로 나서기 전 연합뉴스와 만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준결승 진출에 만족했다"며 "3년 사이에 기량도, 정신적인 부분도 성장했다. 결승 진출,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내가 자존감이 높은 편인데, 외부에는 목표를 낮춰서 말하곤 했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이번에는 욕심을 내보고 싶다. 올림픽 결승 진출을 염원해왔다. 파리에서 꼭 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주호는 한국 배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에 섰다.
2019년 광주에서 11위(1분57초68), 2022년 부다페스트에서 12위(1분57초55), 2023년 후쿠오카에서 13위(1분58초05)에 오르는 등 배영 200m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이주호는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1분56초40, 전체 3위를 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1분56초38로, 5위를 차지했다.
당연히, 한국 수영 배영 사상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다.
올림픽은 이번 파리 대회가 두 번째다.
이주호는 2020 도쿄 올림픽 배영 200m 예선에서 1분56초77의 당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1분56초93으로 11위를 해 8명이 받는 결승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이주호는 "도쿄에서는 준결승 진출에 어느 정도 만족했다"며 "하지만 파리에서는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나 자신에게 실망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주호는 자비로 호주 전지훈련을 했다.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0월 전국체전을 치르느라 심신이 지쳤지만, "조금 더 힘을 내면 알을 깰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과 "여기서 머물면 지금보다 나은 선수가 되기 어렵다"는 경계심이 이주호를 움직이게 했다.
올해 1월에는 파리 올림픽 대비 특별전략 육성 선수로 선발돼 대한수영연맹의 지원으로 호주에서 강도 높게 훈련했다.
이주호는 "많은 분의 도움 속에 좋은 경험을 했다"며 "자신감도 생기도, 경험도 쌓았다. 이제는 큰 무대에서 결과를 내야 할 때"라고 자신을 다그쳤다.
파리 올림픽 메달 후보로 인정받은 남자 자유형 200m 황선우, 400m 김우민은 이주호에게 좋은 자극을 줬다.
이주호는 "자유형 후배들이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는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덕에 나도 (전지훈련 지원 등의) 혜택을 받았다. 국제대회에서 한국 수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도 느꼈다"며 "배영에서도 올림픽 결승에 드는 선수가 나온다면, 한국 수영이 더 세계 중심부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겠나. 배영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이주호의 배영 200m 최고 기록은 지난해 11월 대표선발전에서 세운 1분56초05다. 이는 한국 기록이기도 하다.
이주호는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는 중에도 계속 1분56초대 기록을 냈다"며 "테이퍼링(강훈련 뒤 기록 단축을 위해 훈련을 조절하는 것)을 하고 나서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기록을 깨면, 결승 진출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남자 배영 200m 도쿄 올림픽 준결승 8위를 한 이리에 료스케(일본)의 기록은 1분56초69였다.
이주호가 파리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면 결승 진출 이상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주호는 "자유형에서 좋은 성과를 낸 후배들이 정말 멋지다. 개인적으로 축하 인사도 자주 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선우와 우민이가 꼭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후배들을 응원하며 "배영 후배들에게 '주호 형이 멋지게 해냈다'는 축하 인사를 받고 싶다. 남은 기간에도 열심히 하겠다.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이주호는 파리 올림픽에서 배영 100m와 200m에 출전하는데, 국제 경쟁력을 갖춘 배영 200m는 현지시간으로 7월 31일 오전과 오후에 예선과 준결승을 벌인다.
준결승을 벽을 넘어서면 8월 1일 오후에 한국 배영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결승 무대에 설 수 있다.
이정훈 수영 대표팀 총감독은 "남자 배영 200m 이주호도 결승 진출을 노린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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