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김희애 "브레이크 망가진 차처럼 질주하는 정수진, 너무 매력적" [인터뷰]

김현희 기자 2024. 7.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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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에서 배우 김희애가 냉정한 여성 정치인의 모습을 선사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연출 김용완)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추적자-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권력 3부작으로 호평을 받은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다. '돌풍'에서 김희애는 차기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희애와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날 김희애는 42년간의 연기 생활을 돌아봄과 동시에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예전부터 박경수 작가님의 팬이었고, 전작보다 뛰어난 느낌이 들 정도로 가슴이 설렜어요. 매력 있다고 느껴서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대사 그리고 박동호라는 인물도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었고, 정수진도 너무 매력 있다고 느꼈어요. 마치 모든 인물이 살아 있는 것 같았죠."

'돌풍' 속 박동호와 정수진은 서로 대립하며 갈등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정수진이 박동호를 괴롭히는 것으로 비침에 따라 정수진이 악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희애는 "신념을 지키던 소녀였다. 어떻게 보면 피해자다. 그저 악당으로만 보지 않았다"며 정수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정수진이 박동훈에 대적하는 악당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회를 거듭하면서 감정이입이 됐어요. 나중에는 브레이크가 망가진 차처럼 내달렸죠. 대본을 읽을수록 정수진 캐릭터에 깊이와 서사가 있더라고요. 그런 정수진에게 너무 연민을 느꼈고,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했어요. 그래서 정수진을 나쁘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정수진을 연기할 때 대사 하나 안 틀리려고 노력했었는데 나중에 정수진의 서사에 빠져서 감정에 조금 더 충실하게 된 것 같아요."

사진 제공=넷플릭스

김희애는 전작 '퀸메이커', '데드맨'에 이어 다시 한번 정치 관련 작품을 선택하며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선보였다. 정치라는 부분이 민감한 부분인 만큼 배우로서 현실 정치에 대한 생각과 부담을 느꼈을 법하다.

"시청자분들이 보실 때 아예 안 떠올리실 수는 없을 거예요. 현실 세계와 연관된 부분이라고 생각하실 테지만 모든 것이 믹스 돼서 새로운 작품이 되는 재료로 사용되는 것일 뿐이에요. 그래서 새로운 스토리, 작품으로 탄생하게 됐고 '돌풍'의 의미가 따로 생기게 된 것이죠."

앞서 김희애는 설경구와 두 번의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지난달 25일 '돌풍' 제작 발표회에서 해당 작품에 설경구를 강력히 추천했다고 한 김희애는 이번 '돌풍'에서 설경구와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추며 긴장감 넘치는 케미스트리를 선사했다.

"좋은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추천했어요. 그리고 작품에서 설경구는 자신이 왜 설경구인가를 제대로 보여줬죠. 좋은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나면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해요. 특히 박동호라는 인물에 설경구가 아닌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보통의 가족', '더 문'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실제로 마주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호흡을 제대로 맞춘 것 같아 너무 좋았어요."

이어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에서 호흡을 맞춘 김영민 배우와 호흡한 소감을 전하며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모범생이에요. 연기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연기하는지 너무 궁금해요. 각자 골방 들어가서 연습하는 것 같아요. (웃음) 저는 대사 외우기에 매우 노력하고, 집에서 식구들 없을 때면 혼자 연습하기도 해요. 나이가 들어서 외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웃음)"

사진 제공=넷플릭스

극 중 김희애는 깔끔한 정장 차림과 숏 단발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보다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보이려 노력했다. 특히 그의 컬러감 있는 슈트 차림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극 중에서 큰 이벤트가 있는 날은 컬러가 있는 것을 입었고, 감정신이 있는 것은 베이직한 솔리드 종류의 것을 입었어요. 그리고 외국 여성 정치인들이 무엇을 착용하는지를 많이 참고했어요. 그래서 액세서리 하나도 화려하거나 볼드한 것들을 착용해서 그 신의 분위기에 맞게 연출하고자 했어요."

김희애는 지난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해 올해 42년 차 배우다. 긴 시간 배우로 생활한 그는 여전히 톱 여배우의 자리를 굳건히 하며 명품 연기를 선사함과 동시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배우로 자리했다.

"운명적으로 연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했던 것 같아요. 물론 잘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만 실패해도 멈추지 않았던 것이 오늘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새로운 것에 대한 원동력은 너무 한 자리에 매몰되지 않고, 어떠한 것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다음을 위해 살려고 한 것인 것 같아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자리한 김희애는 지난 연기 생활에 대해 회상하며 이번에 참여한 '돌풍'에 대해 "제 일의 일부였고, 사랑받음에 있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해 전했다.

"다음부터는 좀 편안한 생활 연기를 조금 해보고 싶어요. (웃음) 예전에는 맡은 배역에 빠져있던 시간이 길었어요. 그래서 한 작품을 끝내면 그 배역에서 헤어 나오는 시간이 길었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런 것이 '배우로서, 사람 김희애로서도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이제는 빨리 회복하려고 해요. 저의 일상을 살아야 하니까. 다음 스텝을 위해서 비우려고 하는 거 같아요."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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