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야구 안방마님, 우승 포수 됐다…韓 레전드도 못한 대업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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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 결승전에 갔는데, 드디어 처음 우승을 했다."
전주고는 1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를 14-5로 크게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25년 처음 야구부의 문을 연 전주고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청룡기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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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다섯 번 결승전에 갔는데, 드디어 처음 우승을 했다.”
전주고는 1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를 14-5로 크게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25년 처음 야구부의 문을 연 전주고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청룡기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대회에서 창단 첫 청룡기 정상에 섰다. 뿐만 아니라 1985년 황금사자기 이후 39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가장 빛이 났던 건 포수 이한림(18)이었다. 5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3타점 2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청룡기에서 6경기 2홈런 10타점 7득점 2도루 타율 0.318(22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이한림은 대회 최우수선수상과 타점상, 홈런상을 차지했다.
1학년 때부터 전주고 안방을 책임져온 이한림. 2022년 전주고가 대통령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부터 포수로 활약했다. 당시 전주고는 결승전을 제외하고 1점차 살얼음판 싸움을 벌이며 ‘좀비야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빙의 경기를 펼치며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이한림은 고교야구에서 손꼽히는 포수가 됐고, 직접 전주고를 정상에 올려놨다.
2인자의 설움을 알기 때문에, 이한림에게는 더욱 값진 우승이 됐다. 청룡기 우승으로 올해 열린 신세계 이마트배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까지 떨쳐낼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후 이한림은 “이마트배 때도 결승까지 가서 우승을 못했다. 너무 아쉬웠다. 이번에는 우승을 하게 돼 너무 기뻤다”며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어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뛰면서 여러 차례 결승에 올랐다. 명문고열전까지 포함하면 이번 청룡기가 다섯 번째 결승 진출이었다. 앞선 네 번은 모두 준우승에 그쳤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장타력을 겸비한 이한림은 홈런상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홈런 한 개만 더한다면 홈런상을 차지할 수 있었는데, 이한림은 결승에서 아치를 그리며 소원을 이뤄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이한림은 “요즘 방망이가 잘 안 맞았다. 주창훈 감독님도 ‘편하게 쳐’라고 주문하셨다. 그래서 외야 플라이 하나 치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쳤다. 운 좋게 펜스를 넘길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정상 등극의 맛을 본 이한림은 남은 전국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청룡기 우승을 했다. 이왕이면 대통령배, 봉황대기까지 모두 우승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주고는 김원형, 박경완, 박정권, 최형우 등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도 고교 시절에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한림은 모교 선배들처럼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특히 같은 포지션인 포수 박경완을 언급하며 “워낙 레전드 선배시다. 포수로서 닮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다”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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