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인종차별 구단의 궤변 “재키 찬이라고 했을 뿐”

이가영 기자 2024. 7. 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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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에서 뛰는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8). /AFP 연합뉴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에서 뛰는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8)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이탈리아 구단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울버햄프턴은 16일(한국시각) 스페인 전지훈련지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1907과 연습 경기를 가졌다. 후반 23분 코모의 한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울버햄프턴 다니엘 포덴세(포르투갈)가 격분해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때려 퇴장당했다.

15일(현지시각) 울버햄프턴과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와의 연습경기에서 황희찬(오른쪽 빨간원)에게 인종차별을 한 선수를 향해 주먹을 날린 다니엘 포덴세(왼쪽 빨간원)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사진은 주심이 레드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울버햄튼 공식 엑스(X)

이와 관련 코모 측은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단은 확인 결과 문제가 된 발언은 “그(황희찬)를 무시해. 걔는 자기가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였다고 했다. 코모 측은 “우리는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언급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불렀기에 코모 선수가 ‘재키 찬’이라고 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재키 찬은 홍콩 출신 유명 액션 영화배우로, 국내에는 성룡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코모 측은 “우리 선수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이 사건을 너무 과장되게 보이게 만들어 실망스럽다”고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코모 측의 해명과 달리, 해외에서 ‘재키 찬’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종종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201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시에 있는 한 스무디 매장에서 직원이 한국인에게 ‘재키 찬’이라고 적힌 영수증을 건넸다가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울버햄프턴은 공식 성명에서 “어떤 형태로도 차별이나 인종차별은 용납될 수 없고 무시당해서도 안 된다. 우리 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UEFA(유럽축구연맹)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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