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키찬이라 생각하라고? 벤탄쿠르의 “손흥민 사촌” 발언과 다른게 뭔데?···황희찬 인종차별에 잘못없다고 ‘적반하장’한 코모
자신들이 인종차별을 해놓고도 완전히 적반하장이다. 코모(이탈리아)는 황희찬(울버햄프턴)에 대한 사과를 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코모는 16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구단은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도 절대적으로 비난한다”고 시작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 중인 울버햄프턴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마르베야 훈련장에서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에서 2위를 차지해 이번 시즌 세리에1로 승격한 코모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전반에 벤치를 지킨 황희찬은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후 황희찬은 후반 23분 상대 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고, 이에 격분한 팀 동료 포덴세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선수를 향해 주먹을 날린 뒤 퇴장당했다.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당시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에게 계속 경기를 뛰어도 괜찮겠냐고 물었고, 마리오 르미나로부터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황희찬은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오닐 감독은 경기 후 “황희찬이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며 “황희찬에게 경기를 계속 뛸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너무 실망스럽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황희찬이 모욕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자랑스러웠다”며 “황희찬은 팀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나온 코모의 인종차별 관련 성명이라 사과의 멘트가 있을 줄 알았는데, 황당하게도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코모는 “우리는 문제의 수비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서로 이야기를 했다. 긴 이야기 끝에, 우리는 이것이 선수의 이름과 그의 동료들이 경기장에서 (황희찬을) 차니(Channy)라고 그를 언급한 것과 관련이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이 수비수는 황희찬에 대해 자신의 동료에게 ‘그를 무시해라. 그를 재키 찬(성룡)이라 생각해라’라고 말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오히려 울버햄프턴을 비난하는 황당함까지 보였다. 코모 구단은 “우리 선수는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으로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됐기에 실망했다”고 이번 사건이 울버햄프턴의 과잉 대응, 그리고 과민 반응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손흥민(토트넘)의 팀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이 아니라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아시아인은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코모의 주장은, ‘아시아인은 다 재키 찬과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종차별적 의미를 무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 문제가 공식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유럽축구연맹(UEFA)은 울버햄프턴과 코모(이탈리아)의 친선경기에서 발생한 황희찬의 인종차별에 대해 조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유는 하나, 이 경기가 UEFA가 주관하는 공식 대회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BBC는 “그럼에도 UEFA의 대변인은 축구에서 인종차별, 차별, 편협함을 없애기 위한 싸움은 우리 조직의 주요 우선순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끝까지 싸울 예정이다. BBC는 “울버햄프턴과 황희찬은 이것이 인종차별이라고 단호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제 그들의 불만을 공식화시키기 위해 잉글랜드축구협회와 협력하고 있고, 곧바로 그들의 입장이 UEFA와 이탈리아축구협회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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