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문어 "2위는 나경원, 결선 가도 당대표는 한동훈"[터치다운the300]
"결선 가더라도 한동훈 후보가 유리하다고 본다. 최근에 이란 대통령 선거 보면 개혁파가 1차 때 43%인가 받았다. 나머지 후보들은 다 보수파 후보였고. 근데 결선 갔는데도 불구하고 이란 개혁파 후보가 54%인가로 당선이 됐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비슷할 것 같다. 결선 가더라도 (비 한동훈 후보로의 결집이) 쉽지 않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6일 공개된 '터치다운 더300(the300)'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2차 투표에서 결론날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 보여준 친윤 후보들의 정치력을 보면 결선 가더라도 조금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180석을 예측해 '엄문어'란 별칭을 얻은 엄 소장은 이번 4·10 총선 국면에서 당초 전망했던 '국민의힘 170석'을 막판 패색이 짙어졌는데도 끝까지 고수해 눈길을 끌었다.
엄 소장은 이에 대해 "제가 총선 1년 전부터 '국민의힘 170석'을 예측해 1년 내내 장사를 해먹었는데 3월 초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조국혁신당 창당, 대파 논란 등이 합쳐지며 판세가 안 좋아졌다"며 "전망을 바꿔야 하나 고민했는데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 동안 주장했던 것에 대한 책임도 있었고 막판에 보수 결집 분위기도 있었다. 어쨌든 전망은 틀렸고 제 말씀을 듣고 희망을 가졌던 분들한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선거 이후 약 3개월은 칩거하며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명예회복'에 나선 엄 소장은 약 일주일 남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 "당원 80% 여론조사 20%를 합산해서 보면 한동훈 후보가 대략 50% 안팎, 나머지 세 후보가 50% 안팎 이렇게 팽팽하게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며 "팽팽하다가 최근에는 이 무게추가 한동훈 후보 쪽으로 조금 기우는 게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터치다운 더300은 머니투데이 공식 유튜브 채널 '채널M'이 최근 론칭한 정치시사 콘텐츠다. 이슈터치 이번 회차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특집' 엄 소장을 모시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운명의 일주일, 한동훈 한판승 가능할까'란 주제로 진행됐다.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채널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엄 소장은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들의 민심은 두 가지다. 첫째 윤 대통령의 탄핵은 절대 안 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맞서 탄핵을 저지할 사람이 누구냐. 둘째 보수 재건의 적임자가 누구냐인데, 여기엔 용산과의 차별화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탄핵을 막을 당대표 면에선 초반에 원희룡 후보가 굉장히 앞섰는데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이 격화되고 사천 논란이 떠오르면서 원 후보가 선명성을 상당히 잃었다. 그래서 지금은 네 후보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보수 재건의 적임자란 면에선 한 후보가 줄곧 앞서 있고 문자 공방이 한 후보의 차별화, 용산 견제의 이미지를 오히려 강화시켜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들은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하지만 윤 대통령만 갖고는 안되겠다는 불안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엄 소장은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선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하고 윤석열 대통령하고 사이가 틀어지니 둘 사이를 중재하려고 했던 인간적인 접근이었다고 본다"며 "오히려 생각보다 국정농단이나 당무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본다. 그럴 역량도 안 되고 그럴 의사도 없었다"고 했다.
엄 소장은 "무엇보다 사과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총선 승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며 "이 문자를 너무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으로 활용하려다가 역풍에 직면하면서 한동훈 후보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동훈 후보가 0선이고 다른 세 후보 다 합치면 13선인데, 원희룡 후보는 당대표랑 대통령 빼고 해볼 수 있는 것(장관 등) 다 해봤는데도 (TV토론에서) 한동훈 후보 하나를 못 당했다"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원 후보의 패착에 대해 "원 후보가 초반에 이재명 대표 왜 아직도 감옥에 넣겠다고 하고 두 번 연속 검사 대통령은 안 된다면서 메시지를 잘 띄워놓고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빠지면서 이걸 스스로 차버렸다. 그러면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다가 주저앉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 후보가 한 후보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제안이 탄핵으로 이어질 거라며 공격하는 데 대해선 "채상병 특검법은 언젠가는 받아야 된다.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후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래야 대통령 지지율을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거 받아도 별거 안 나온다"고 내다봤다.
댓글팀 의혹에 대해서도 "실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일종의 자발적 팬덤 활동이지 한 후보 같은 캐릭터는 댓글팀을 운영할 만한 성격이나 배포가 안 된다"고 했다.
엄 소장은 "나경원 후보를 주시해야 한다. 작년 3·8 전당대회 때 연판장 때문에 동정론이 있고 정통보수로 인식이 된다. 원 후보는 대구경북에선 '듣보잡' 후보란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나 후보는 소통을 위해서 밥 사고 술 살 것 같은 그런 이미지가 있다. 또 여성 의원들이 대체로 나 후보를 돕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주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나 후보가 원 후보를 앞섰는데 이것이 전당대회 결과로도 나타날 것"이라며 나 후보의 2위를 예상했다.
엄 소장은 "(23일 1차투표 전) 나 후보와 원 후보가 (어느 한 쪽이 사퇴하지 않고) 본선에서 연대하겠다는 '단일화 선언'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한 후보로 쏠리는 현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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