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오늘의 의자

2024. 7.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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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일 년 중 반을 지나왔다.

시인은 아주 오랜만에 의자에 앉아 고요한 방을 만나 본 것이다.

김근열 시인이 시집에 내놓은 의자를 만나는 순간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앉아 쉬어야 할 것만 같다.

그리고 가장 처음 앉아 머리를 조아렸던 의자를 만난 기분이 들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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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정 시인.

올해도 일 년 중 반을 지나왔다. 열심히 달려온 만큼 피로한 시간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생각이 일체가 되어 잠시 쉬어야 할 시기에 도래한 것이다. 알맞은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면 들떠 있던 마음이 어느새 고요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쾌적한 환경을 막 맞이했을 때, 김근열 시인은 두 번째 시집 '고요는 어떤 방인가'를 출간했다. 시인은 아주 오랜만에 의자에 앉아 고요한 방을 만나 본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쉼 없이 달려온 세월 앞에서 잠시 편안해질 것을 권했다. 시인이 말하는 고요한 방은 몸, 마음, 생각이 안정되는 곳이라고 했다.

"오늘도 나무 의자가 그 자리에 묵묵히 앉아 있다. 늘 바른 자세다. 많은 생각이 앉았다 갔는지 손때 묻은 팔걸이가 햇빛에 반짝거린다. 자세만으로도 저리 고요가 있으니 불편한 일들도 여기에 앉아 있으면 몸과 마음이 잠시 편안해지기도 했으리라"

우리에게는 몸, 마음, 생각이 함께한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적절한 수양이 필요하다고 한다. 몸과 마음에 잡념이 없고 순수해질 때 지혜로운 생각으로 아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김근열 시인이 시집에 내놓은 의자를 만나는 순간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앉아 쉬어야 할 것만 같다. 너무 차거나 뜨겁지 않은 온도를 유지하며 기다려준 친구 같고 초저녁에 만난 벤치처럼 정겹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처음 앉아 머리를 조아렸던 의자를 만난 기분이 들게도 한다. 시인이 펼쳐놓은 의자는 어쩌면 "늘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바른 생각을 품게 하는 선인의 숨결 같다. 그래서 고단함 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흩어진 마음을 바로잡게 하는 고요한 방이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솟아나게 하는 귀한 존재가 된다. 올해 장마는 야행성 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수해복구에 어려움이 많아 우울한 요즘, 진입로에 나팔꽃이 환하게 피었다. 지금은 외롭고 지친 영혼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밝은 마음의 의자를 가만히 펼쳐놓을 때가 아닐까 한다. 오유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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