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도, 2위도 "지금 쓰기엔..." 야구 혁명 피치컴, 현장선 고개 젓는 이유는[광주 초점]

박상경 2024. 7. 1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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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사용할 계획은 없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최근 KBO가 전 구단에 배포한 피치컴 세트 활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피치컴은 16일부터 전 구단 활용 가능하다.

KBO는 지난 5~6일 인천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 감독 간담회 때 피치컴 도입 및 사용 설명 시간을 가졌고, 15일 배포와 함께 구단 관계자 교육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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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당장 사용할 계획은 없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최근 KBO가 전 구단에 배포한 피치컴 세트 활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피치컴은 16일부터 전 구단 활용 가능하다. 투수, 포수 및 그라운드 내 야수 최대 3명까지 활용 가능하다. 구종, 코스가 입력된 버튼 달린 송신기를 포수가 누르면 투수와 내야수들이 전해 들을 수 있다. KBO는 지난 5~6일 인천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 감독 간담회 때 피치컴 도입 및 사용 설명 시간을 가졌고, 15일 배포와 함께 구단 관계자 교육도 마쳤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9회말 2사 실점위기가 오자 KIA 이범호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7.11/

하지만 KIA는 당장 피치컴을 활용하지 않을 방침. 이 감독은 "송신기에 버튼이 10개 이상 달려 있다. (구종, 코스가) 적혀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감각적으로 해야 한다. 버튼이 어느 위치에 있는 지 외우고, 투수나 야수들이 어떻게 모자에 넣고 들을지도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포수가 버튼을 눌러도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이나 코스가 있을 수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니 (장비는) 금방 숙지할 것 같지만, 연습을 안 하면 도저히 못한다. 완벽하게 숙지되기 전까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은 그동안 수동적인 사인에 적응해 있다. (장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버튼을 누르는 것에 집중하다 헷갈려 미스가 날 수도 있다. 바로 쓰기보단 적응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삼성이 9대5로 승리했다. 승리 후 기쁨을 나누는 박진만 감독과 강민호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7.12/

피치컴은 피치클락과 함께 시즌 개막에 맞춰 도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비 전파 인증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피치클락이 개막과 함께 먼저 도입됐다. 최근 전파인증이 통과돼 피치컴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미 시즌이 반환점을 돈 시점. 1승이 중요한 시기에 투구, 점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피치컴을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피치컴의 본격적인 활용은 내년이 돼야 볼 수 있을 전망. 시즌 후 마무리캠프부터 본격 적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 초 스프링캠프로 이어지면서 숙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감독은 "실전에서 피치컴을 당장 실험하긴 무리가 있다. 아무래도 마무리캠프 때부터 적응이 시작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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