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포커스] 이재영의 굴곡진 3년…스타→추락→퇴출→은퇴 암시까지

이상완 기자 2024. 7. 1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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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시절 이재영. 사진┃KOVO

[STN뉴스] 이상완 기자 = '학교폭력(학폭)' 의혹으로 한국 배구계에서 퇴출된 이재영(28)이 결국 은퇴를 암시했다.

이재영은 지난 14일 자신의 팬카페 '재영타임'을 통해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라도 뛰기를 바라는 팬들도 너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로 해외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제 마음 속에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은퇴를 암시하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재영은 학교폭력 논란에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많이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저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서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겠다. 전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지만 좋은 기억만이 있지 않다.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많이 있었다"며 "지금 되돌아보면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상처가 되었던 순간도 많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2021년 2월 초 학교폭력 의혹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 사진┃KOVO

복귀를 바라는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도 밝혔다.

이재영은 "지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외롭고 힘들었지만 팬들이 매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큰 힘이 되었다"며 "팬들에게 아쉬운 마무리를 전하게 되어 너무 죄송하다.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 달라"고도 당부했다.

아울러 "운동만 하면서 지냈던 때에는 주변을 깊이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제 자신을 살펴볼 여유도 없었는데, 힘든 시간을 통해 많은 배움이 있었고 오히려 감사할 것들도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었다"고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이재영은 은퇴를 암시하며 "이재영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해왔고 노력했던 것처럼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재영은 쌍둥이 동생 이다영(28)과 선명여고 시절부터 최고 유망주로 꼽히며 2014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주전을 꿰찬 이재영은 V리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스타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흥국생명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한 이재영은 팀을 2018~2019시즌 정상에 올려놓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명실공히 스타 반열에 우뚝섰다.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히 부름을 받아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등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고 인기를 누리던 2021년 2월 초 이다영과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이면서 순식간에 쌓아 온 명예 등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학폭 의혹 파장이 커지자 "학창 시절같이 운동한 사람들에게 잘못된 행동으로 큰 상처를 남긴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 분들과 연락해서 직접 사과하겠다"며 학폭 의혹을 인정했다.

021년 2월 초 학교폭력 의혹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이재영이 은퇴를 암시했다. 사진┃KOVO

그럼에도 학폭 의혹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2~3차 학폭 의혹 제보가 잇따르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불었다.

결국 소속팀 흥국생명은 무기한 경기 출전 금지 징계와 선수 등록을 포기했고, 대한배구협회도 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는 징계를 내리면서 사실상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됐다.

이재영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로 이적해 활약했으나 부상 등 이유로 돌아와 2년 넘게 무적 상태로 지냈다.

2022년 10월 페퍼저축은행과 이재영은 영입 이적을 타진했으나 거센 비난 비판 여론에 직면하면서 복귀가 무산되기도 했다.

STN뉴스=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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