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통하는 외국인 학생⋯ 수업 ‘불편’ 답답한 교사

김한울 기자 2024. 7.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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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교사들이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도입국·외국인 학생들과의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교육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문화 학생은 한국에서 태어난 '국내출생자녀', 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던 중 입국하게 된 '중도입국자녀',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가정자녀'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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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다문화 학생 4만9천명 육박...중도입국·외국인가정자녀 43% 차지
도교육청, 한국어 수업 강화했지만 출신 나라 다양해지면서 교육 한계
지역·학교별 맞춤형 대책 마련 필요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1.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A 교사는 해외에서 살다가 온 무슬림 학생과 수업 중 대화가 통하지 않아 스마트폰에 설치된 번역 기능을 통해 간단한 일상 대화만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해당 학생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와 학업 성취 여부를 묻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답답할 따름이다.

#2.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 B군은 한국어 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음에도 한국 학생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반면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는 소통이 어렵지 않아 B군은 한국어를 쓰지 않고 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 결과, 어느새 교실은 한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 두 편으로 나눠졌다.

다문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교사들이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도입국·외국인 학생들과의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교육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화 장벽에 가로 막힌 중도입국·외국인 학생들은 교실 내에서도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교우 관계에서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도내 다문화 학생은 4만8천966명으로 집계됐다.

다문화 학생은 한국에서 태어난 ‘국내출생자녀’, 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던 중 입국하게 된 ‘중도입국자녀’,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가정자녀’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4월 기준 경기도 다문화 학생 현황. 경기도교육청 제공

이중 국내출생자녀를 제외한 중도입국자녀와 외국인가정자녀는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어나 한국 문화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4월 기준 이들은 도내에만 총 2만865명(중도입국 3천745명, 외국인가정 1만7천120명)이 존재한다. 이는 도내 다문화 학생 중 절반(42.6%)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에 도교육청은 ▲중도입국·외국인 학생 대상 한국어 기초 학습 및 교육 강화 ▲통역 지원, 학부모 연수 등 담당 임기제 공무원 투입 ▲교사 대상 간단한 회화 교육 제공 등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출신 나라가 다양해지면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C 교사는 “다문화 관련 수업과 한국어 교육을 많이 진행해도 출신국이 다양해지면서 일부 학생과는 아예 대화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통이 되지 않으니 교육 활동에 지장이 생겨 해당 학생의 학업 성취도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국제교류경영전공 교수는 “중도입국·외국인 학생과 관련된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교사와 학생 등 교육 구성원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시군 및 광역 교육청이 각 지역, 학교의 사정에 맞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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